작년 12월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 유튜브 출연한 곽종근 前특전사령관
'(계엄 당시) 尹이 의원 끌어내라 지시' 폭로…전날자 통화녹취 보도돼
"누군 양심선언하라는데" "내란죄 엮겠단다"…與·尹측 "회유협박 총동원"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투입된 707특수임무단을 지휘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폭로하기 하루 전 '살려면 양심선언하라'는 압박을 받은 정황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재차 들썩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조작 탄핵'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 등을 재차 압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어젯밤 곽 전 특전사령관이 가까운 친구와 통화한 녹취가 공개됐는데 내용이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작년 12월6일 곽 전 사령관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이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런 곽 전 사령관 주장을 대통령 탄핵심판과 내란죄의 핵심 근거로 삼아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5일 밤 TV조선은 지난해 12월5일 저녁 7시반쯤 지인에게 전화를 건 곽 전 사령관이 "누구는 나한테 '양심선언을 하라'는데 내가 어떻게 하냐, 그러냐.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 하라'는데"라며 "어찌됐든 간에 얘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양심선언'을 요구한 주체는 공개하진 않았는데, 통화 상대였던 지인이 "국민의힘 쪽은 아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얼마 전 김현태 707특임단장은 민주당 박범계·부승찬 의원이 유튜브 출연 하루 전인 12월5일 곽 전 사령관을 1시간30분간 회유했고, 질문과 답변을 적어주고 리허설까지 시켰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통화는 바로 그날 저녁에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양심선언 요구를 "민주당의 겁박"으로 규정하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내란죄를 엮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겁박한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해석했다.
나아가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메모 조작에 이어 곽종근의 진술 조작까지 내란죄 주장의 핵심 근거들이 모두 오염됐고 그 주범은 바로 민주당"이라고 단정하며 박선원·김병주·박범계·부승찬 등 민주당 의원들을 거명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등 여당 국방위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 "곽 전 사령관을 내란범으로 협박한 민주당이 탄핵공작의 뒷배"라며 '양심선언'을 요구한 주체를 협박죄 등으로 녹취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곽 전 사령관의 국회 국방위 출석 당시 국방위원인 박범계 의원이 반박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SNS로 권 위원장을 고발하겠다면서 "곽 전 사령관을 처음 대면한 때는 지난해 12월10일 국방위에서다. 아주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날조했다. 내란수괴(윤 대통령 지칭)를 엄호하고 탄핵재판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누가 저런 얘기를 했더라도 죄 지은 사람에게 양심선언 하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박범계·부승찬 의원이 곽 전 사령관을 만난 날짜는 12월10일"이라고 권 위원장의 발언을 정정했다. 그러나 박수민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협박의 배후가 누구인지 검찰이 철저히 밝혀내라"며 헌재엔 판결 지연을 요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도 이날 "박범계 의원은 곽 전 사령관에게 공익신고자 추천 서류를 내밀었고 부 의원은 변호사까지 소개해줬다"며 "회유와 협박을 총동원한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극"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12·3 비상계엄 관련 진술 회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강선영·윤상현·강대식·성일종 의원.<연합뉴스 사진>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