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개헌연합 만들어 국민께 호소하면 좋은 기회 만들 수 있을 것"
정대철·권노갑도 "이미 죽은 헌법, 민주당이 주저하고 머뭇거리는데 너무나 안타깝고 분한 일"
여야의 정치 원로들과 잠룡들이 6일 한 데 모여 개헌을 촉구했다. 홀로 개헌에 소극적인 입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야 모두가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 토론회에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무성·손학규 전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 시장, 정대철 헌정회장 등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개헌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특히 탄핵 국면에서 개헌논의를 강하게 주장하는 여권은 물론, 야권 원로와 비명계 인사들도 강한 수위로 민주당이 개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과거 대통령들이 후보자일 때는 개헌을) 약속해 놓고 모두 안 했다"며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인만큼, '권력구조 원포인트 개헌'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노갑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은 "(87체제) 헌법은 이미 죽은 헌법"이라며 "민주당이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데 대해 민주당 원로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분한 일"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야당의 국회가 충돌해 파멸로 치달은 게 오늘의 대한민국"이라며 "불행하게도 이번 내전은 단기간에 끝내지 않을 것 같은데, 내전의 배경인 제왕적 대통령제·양당제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내전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전 지사 역시 "지금 5년 단임제를 하자는 것은 내전 종식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큰 결단을 해서 선거법을 바꾸는 데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헌론에 공감하는 여야 인사들이 모이는 '국민 개헌연합'을 제안했다.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취지다.
오 시장은 "이 대표가 개헌 추진에 대해 관심을 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압박하는 차원에서 '국민개헌연합'을 여야가 포함해 국민께 호소한다면 좋은 개헌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오 시장은 연합에 이르지 못한다면 '국민개헌협의체'라도 만들어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면서 거듭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를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다 됐다고 착각하는 이 대표를 여론으로 압박해야만 개헌이 성사될 것"이라며 "원로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헌법개정을 통해 상생하는 정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간 개헌논의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관점에서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실제로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정권 초기의 경우 개헌이 각종 정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작용하면서, 주요 성과를 낼 시간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현재 권력'이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 또한 유력 대권 주자들이 분권형 개헌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체돼왔다.임재섭기자 yjs@dt.co.kr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