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지난해 11월 17% 예상
골드만삭스 모델은 23% 보여줘
"가계소득·금융 악화 영향 클것"
전세계 '돈 풀어' 선제 대응나서
골드만삭스 모델은 23% 보여줘
"가계소득·금융 악화 영향 클것"
전세계 '돈 풀어' 선제 대응나서
![[기획] 월가 관세전쟁 경고… 美 경기침체 확률 넉달만에 배로 `껑충`](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0602109963033011[1].jpg "[기획] 월가 관세전쟁 경고… 美 경기침체 확률 넉달만에 배로 `껑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견조함을 유지해온 미국의 민간고용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악화로 소비도 둔화됐다. 최신 지표들이 경기 악화로 '방향성'을 보이면서 월가도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더 비상이다. 무역 전쟁에 맞서 역대급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요란하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외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야 대치 정국에 마중물 역할을 할 추가경정예산 편성마저 지지부진하다.
![[기획] 월가 관세전쟁 경고… 美 경기침체 확률 넉달만에 배로 `껑충`](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0602109963033011[2].jpg "[기획] 월가 관세전쟁 경고… 美 경기침체 확률 넉달만에 배로 `껑충`")
◇글로벌 IB들, 美 경기 침체 가능성 껑충 =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경기분석 모델에서 4일 기준 경기침체 확률은 31%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예상한 17%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5년 만기 국채 가격이나 주요 금속 가격 지표, 소형주 주가 지표로만 볼 때는 경기침체 확률이 50% 정도까지 올라간다. 투자 등급, 즉 우량 채권 시장 지표로는 경기 위축 가능성이 8%로 아직은 낮다. 하지만 이 역시 작년 11월 말의 사실상 0%와 비교하면 많이 높아졌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유사한 분석 모델에서도 경기침체 확률은 23%였다. 지난 1월 14%에 비해 많이 뛰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전략가는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의 경제 활동 지표가 약화하고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미 약화한 상황에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면서 향후 기업 및 소비자 신뢰에 더 큰 타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결국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총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25~30%로 봤다. 연초 예상한 10%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관세전쟁, 모두가 패자=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는 일부 미국 내 산업에는 도움되지만 다른 산업에는 해를 끼칠 것"이라며 "일부 국내 생산자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외국의 보복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국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 실질소득 감소나 금융 여건 악화에 따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 전쟁의 피해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민간고용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5일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자료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전달 대비 7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증가 폭(18만6000명)보다 11만명가량 적은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만8000명)도 크게 밑돌았다. 고용 증가 폭이 크게 쪼그라든 것은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미국 뉴욕증시가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침체 막자…'돈 풀기' 경쟁 = 관세 전쟁 우려에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대대적인 돈 풀기를 선언하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GDP 대비 4%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적자 규모는 5조6600억위안(약 1122조원)으로 1년 만에 1조6000위안(약 320조원) 늘어난다.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난해보다 3000억위안(약 60조원) 늘어난 1조3000억위안(약 260조원) 규모로 발행할 방침이다. 이중 3000억위안은 이구환신(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에 쓸 예정이다.
독일도 역대급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이다. 독일의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사회민주당(SPD)과 50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을 편성하고, 헌법에 규정된 국방비 차입 한도를 면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더라도 재정준칙에서 예외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을 통한 무제한 차입이 가능해진다. 커지는 침체 가능성에 차기 정부를 꾸리기도 전에 발빠르게 돈을 풀겠다고 선언했다.
EU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한도를 완화해 최소 8000억유로(1229조원)의 방위비를 동원한다는 일명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EU는 또한 위기에 처한 역내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바이 유러피안' 전략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전기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2030년까지 배터리 가치사슬 전반의 '유럽산 부가가치 비율'을 5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집행위는 향후 2년간 18억유로(약 2조8000억원)를 배터리 제조업체의 생산라인 확대에 지원하는 '배터리 부스터' 정책 패키지를 내놓기로 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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