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캐 관세 직후 자동차만 유예
예상 못한 조치에 '미지의 공포'
"관세 4배" 언급 한국도 사정권
전략·컨트롤타워 부재에 비상
예상 못한 조치에 '미지의 공포'
"관세 4배" 언급 한국도 사정권
전략·컨트롤타워 부재에 비상
![[기획] 트럼프 `狂人상술`에 전세계 대혼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0702100132781001[1].jpg "[기획] 트럼프 `狂人상술`에 전세계 대혼돈")
매드맨 전략이란 의도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미친 듯한 행동을 보여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주거나 수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이다. 성공 시 효과는 강력하지만, 정말 '미친 사람'(광인·狂人)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 비즈니스맨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능숙하게 써온 '상술'(商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 등을 빌미로 투자와 수입 확대를 압박해 올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대화의 주체도 정해지지 않은 총체적 전략 부재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한 결정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한 본인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그 명분은 자국산업 보호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자동차 업계 등)이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치고 빠지는 상술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달 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관세도 '시한폭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볼 때 전 세계는 어떤 카드가 나올지 내용은 물론 시점조차 장담할 수 없는 무지의 공포에 싸였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관세와 관련해 공격적인 위협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유예 조치들을 했다며 "그로 인해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무엇을 달성하려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시하는 나라라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8위의 무역적자국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직접 지목했다. '관세 4배' 언급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다음 '매드맨' 전략의 번호표의 앞 순번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재조정 검토를 압박 카드로 내놓거나 관세 등 경제적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특유의 '말폭탄' 전략과 레토릭으로 한국 측 협상팀을 당혹스럽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을 앞세워 우리나라를 압박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경제·안보 공조 강화를 골자로 한 치밀한 전략을 세울 공론장이 범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부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미국 기업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내달 2일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미 현지 생산 확대, 무역 국가 다원화, 공화당 네트워크 강화 등 정부과 기업이 뭉쳐 협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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