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과 함께 정계 복귀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30 세대를 겨냥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8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 주최 한동훈과의 대화'에 연사로 참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의 심경과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당이, 보수가 어렵게 배출한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을 여당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게 괴로웠다"면서도 "그렇지만 계엄을 막았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당장 계엄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치하할지 몰라도 진영과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격할 수도 있지 않냐"며 "계엄을 저지하는 데 앞장서지 않을 수도 있었고 좀 묻어갈 수도 있었으나 앞장서지 않으면 계엄이 해제될 것 같지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자신의 선택이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날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으면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갔을 것이고 여러분과 같은 또래의 군이 충돌하며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이 70년, 80년간 이뤄온 성취가 완전히 끝나게 되는 것이고 그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오해'라고 분명히 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당일부터 끝까지 '불법 계엄이고, 이를 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을 하면 안 되며 그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뀐 적은 없다"며 "세 가지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민하고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저서에서도 언급했듯 "제가 목표를 정하고 이게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편인데 조금 더 시간과 여유를 갖고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는 있다"면서 "그런데 그때그때의 결정과 선택은 그 시점에 갖고 있는 정보로 보면 전적으로 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북콘서트에 이어 이날 다시 한번 87년 헌법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과 함께 선수 교체가 아닌 시대 교체를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지금 이 시스템을 그냥 둔다면 상황은 더 잔인해지고 엄혹해질 것"이라며 "이번에 리더가 되는 사람은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거기에 맞춰 선거를 하겠다는 희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한 전 대표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두고는 "벌써 대통령이 된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한 전 대표는 7일에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를 예방한다. 헌정회가 최근 개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