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효율, 삼성SDI는 고출력, SK온은 파일럿 라인 준공 추진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겨냥했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46파이 배터리를 전략 제품으로 앞세웠다. 46파이 배터리는 직경 46mm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보다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효율적인 배터리 팩 설계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배터리다.
◇LG엔솔, 셀 개수 대폭 절감=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의 라인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시 부스 중앙에 4680(80㎜), 4695(95㎜), 46120(120㎜) 높이의 세 가지 모델을 배치해 제조사의 요구에 맞춰 배터리 크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는 기존 2170 셀과 비교해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모듈 내 필요한 셀 개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배터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팩의 설계, 차량 모델, 배터리 용량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기존 전기차 배터리팩에서 2170 배터리를 약 4000개 정도 사용했다면 이를 4680 배터리로 전환 시에는 약 700~800개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삼성SDI, NCA로 고출력=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PRiMX' 브랜드를 적용한 46파이 배터리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천안사업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을 적용해 출력과, 에너지 밀도, 수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NCA 배터리는 순간적으로 강한 출력을 낼 수 있어 전동 공구에서 이미 이 장점이 발휘된 적이 있다"며 "전기차에서도 급가속할 때나 고출력이 필요한 주행 상황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배경에도 전기차와 로봇 이미지를 넣어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봇, 전동 공구, e-모빌리티 등 다양한 고출력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02.4A의 높은 출력과 125Wh의 에너지 용량, 약 1000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스펙으로 내세웠다.
인터배터리 2025에 전시된 삼성SDI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박한나 기자.
◇SK온, 하반기 파일럿 라인 준공=SK온은 3대 폼펙터를 모두 선보이며 46파이의 원통형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SK온은 현재 46파이의 원통형 배터리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파일럿 라인을 준공해 배터리 품질과 생산 공정, 양산성을 검증하고 최적화할 계획이다.
SK온은 600㎞ 주행 가능한 미드니켈, 800㎞ 주행 가능한 하이니켈, 1000㎞ 이상 주행 가능한 울트라 프리미엄 하이니켈 등 전기차 종류와 목표 주행거리에 맞춰 최적화된 화학 조성을 적용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방침이다. 배터리 높이는 4680부터 46120까지 조정 가능하며, 10%에서 80%까지 20분 내 급속 충전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은 지난 5일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 전에 기자들과 만나 "원통형 배터리로 기술 규격이 표준화돼 있는데 다양한 높이 형태로 개발은 완료한 상태"라며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고 양산 준비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