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입니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지난 2022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후 사내게시판 '소회와 각오'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의 뜻에 따라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 공개채용을 진행 중인 삼성은 올 상반기에도 채용공고를 냈다. 이 회장의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철학으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70여년간 공채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공채 지원서를 접수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지원서 접수 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 공채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등 16곳이 참여한다.
삼성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외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있음에도 신입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61.1%는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에서도 28.6%는 작년보다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미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2년간 수 차례에 걸쳐 인력을 감축 중에 있다. 인텔은 작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1만50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메타는 2022년 1만1000명, 2023년 1만명을 감원했고, 지난달에도 회사 전체 직원 5%에 달하는 360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빅테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IT 분야에서만 15만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삼성은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채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국내 임직원 수는 2019년말 10만5257명에서 작년 6월 말엔 12만8169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삼성은 '인재제일' 경영철학에 따라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인사 제도 혁신을 추진해 왔다.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으며, 1993년엔 고 이건희 회장의 '여성인력 중시' 철학에 따라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다.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는 학력, 국적, 성별, 나이, 연고 등을 제외하는 파격적인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이 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을 계승해 이를 계승해나가고 있다. 현재 주요 대기업 중 공채를 실시하는 곳은 삼성뿐이다.
이 회장은 2022년 6월 유럽 출장 후 귀국길 김포공항에서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고, 2021년 1월 사내게시판에는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이러한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은 이 회장의 이러한 뜻에 따라 국내 청년 일자리 확대 외에도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무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를 서울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술인재를 특별 채용하고 있으며, 희망디딤돌 2.0 사업을 통해서는 자립준비 청년이 기술을 익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