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뛰어들자 신한은행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4인터넷은행 출범 소식 후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신한은행까지 제4인터넷은행에 참여할 경우 은행들 간의 치열한 '인뱅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이사회는 지난 7일 제4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위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소호은행은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KCD)를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디지털 금융 분야 전문성이 강점인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임기 초부터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25일 네이버페이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는 게 농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이 소호은행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제4인터넷은행을 선점할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이 대주주일 경우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관련 불확실성 등 영향에 예비인가 심사가 중단될 수 있지만 농협이 참여하게 되면 이 리스크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까지 합류하면서 경쟁력이 더욱 커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제4인터넷은행 인가 경쟁에 참여하기로 한 컨소시엄은 소호은행을 비롯해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이다.
더존뱅크에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사실상 확정지었고 DB손해보험도 합류를 검토 중이다. 유뱅크에는 현대해상이 참전을 확정했고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해상 측에서도 제4인터넷은행 참여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혀 더존뱅크, 유뱅크의 2파전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소호은행에 합류하면서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라 3파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6개 컨소시엄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주요 심사 기준으로 자금 조달 여력과 소상공인·중소기업·지역 금융에 대한 공급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인가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핀테크 기업, IT(정보기술) 업체·금융회사 등 44개 기업·단체에서 105명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오는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불확실한 정치 상황으로 선정 일정이 미뤄지거나 인가 기준을 통과한 곳이 없다는 이유로 제4인터넷은행 선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제4인터넷은행 출범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심사 기준이 자본력, 소상공인 지원 등이 포함돼 있어 규모가 큰 기업이 참여하는 곳이 유리하다"며 "아직 신청기간이 남은 만큼 다양한 핀테크 기업에서도 참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