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이란 하메네이 "美 핵무기 협상 제의, 강대국의 일방적 요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002102269061001[1].jpg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이란 하메네이 \"美 핵무기 협상 제의, 강대국의 일방적 요구\"")
이란의 핵무기 개발 문제를 협상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의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사진) 이란 최고지도자가 '강대국의 일방적인 요구'라며 거부했습니다. 백악관은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뉴스통신 IRNA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삼부 요인과 민·군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라마단 회의에서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라마단 회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연례 회의 중 하나입니다. 주요 국정 현안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란의 전반적인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란이 대화를 거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인 방식이나 협상으로 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서 "우리는 이란 정권이 테러보다는 자국의 국민과 최고 이익을 우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이란에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앞선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 이뤄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며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었지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달 7일 미국이 JCPOA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가리켜 "지금 재임 중인 사람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며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AFP통신 기자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과 위협을 계속하는 한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