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성실 공익법인, 324개 적발
국세청 "3년 누적 사후관리 의무사항 여부 확인"
국세청 "3년 누적 사후관리 의무사항 여부 확인"
#공익법인 B는 기부금 등 출연받은 재산으로 주상복합을 구입했다. 임대 등 수익사업에 사용하지 않은 채, 이들은 출연자와 그 가족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편익을 제공했다.
국세청은 공익법인의 공익자금 사적 유용, 의무 불이행 등 위반 사례를 확인하고 지난해 검증 결과, 324개 법인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과세당국은 이들에게 증여세 등 250억원을 추징했다.
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은 증여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이 제공된다. 이에 따라 공익법인은 출연재산을 공익목적에 사용하고, 독립성을 위해 출연자의 특수관계인이 임직원으로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의무가 주어진다.
과세당국 조사결과, 불성실 공인법인의 의무 위반 사례는 다양했다. 공익법인 C는 기준시가 수천억 원 상당의 토지를 장학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출연자의 특수관계법인에 사실상 무상으로 임대해 이익을 제공했다. 공익법인 C가 출연받은 또 다른 토지는 3년 이내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방치했다. 또한 장학사업 대상은 사회의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수 관계에 있는 특정 학교에만 한정했다.
이에 국세청은 특수관계법인에 저가임대해 제공된 이익과 수혜자를 한정한 장학사업 지출액에 대해 증여세를 추징했다.
출연자의 자녀가 이사장을 세습하는 공익법인 D는 실제 근무하지 않은 출연자의 증손자인 전 이사장에게 매월 1000만원 이상씩 수년간 급여 수억 원을 지급했다. 3년 이상 공익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임야 등의 토지 양도차익에 대해선 신고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과세 당국은 근무하지 않은 전 이사장에게 지급된 급여 전액을 가산세(세율 100%)로 추징하고, 토지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회수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법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불성실 공익법인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실정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기부금 규모는 2014년(12조6000억원)부터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16조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공익자금을 사유화하거나 계열기업 지원에 이용하는 등 탈법적 행위를 일삼는 불성실 공익법인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회계 부정이나 사적 유용이 확인된 공익법인은 3년 누적 사후관리를 지속해 의무사항 준수여부를 들여다본다.
국세청 관계자는 "선량한 공익법인들이 세법상 의무를 몰라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세법교육과 공시 지원 등 세정 측면에서의 도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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