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복귀 사흘차 尹…"조용히 헌재 기다려" 신중론 피력
의대정원 등 비공식 업무보고 준비설 제기…與 투톱 접견도
민주 "직무정지중 업무보고는 불법…與로 헌재 흔들기냐"
與 "尹, 권영세·권성동과 30분 차담…정치·정무 대화 없어"
의대정원 등 비공식 업무보고 준비설 제기…與 투톱 접견도
민주 "직무정지중 업무보고는 불법…與로 헌재 흔들기냐"
與 "尹, 권영세·권성동과 30분 차담…정치·정무 대화 없어"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저녁 관저에서 여당 지도부를 접견한 것이 논란의 빌미가 됐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구치소를 나오며 개선장군처럼 굴던 윤석열이 어제 저녁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관저로 불러들였다고 한다. 사실상 '관저 정치'를 재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뒤로 여당을 움직여 헌재를 흔드려는 것"이라며 "검찰의 장난으로 잠시 구속에서 벗어났다고 탄핵심판을 (기각으로)뒤집을 수 있단 헛된 기대를 버리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고 '신중한 기조'를 피력했다. 여당도 윤 대통령과 "정치적·정무적 사항은 서로 대화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9일 오후 8시부터 30분여 간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를 만났다고 알리며 "식사는 아니고 차 한잔 하면서 건강문제라든지, 대통령께서 수감 생활을 하시면서 느낀 여러 소회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 기간 동안 '두사람(권영세·권성동)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가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무복귀할 경우를 대비해 국정보완책을 준비 중이며, 의료개혁 등이 주요 보완 대상'이란 보도에 "기존 발표 정책을 뒤집거나 미리 보완책을 준비 중이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저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을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며 "업무보고 역시 현재로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대 정원 문제 등을 위한 보완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체포 52일 만에 석방된 만큼 참모진의 현안보고가 비공식적으로 이뤄질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야당에선 즉각 날을 세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상의원총회에서 "대통령비서실은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직원 명단 공개'를 거부하고, 직무정지된 윤석열에게 비공개 업무보고를 하겠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승래 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 관저 정치 의혹'에 관해 "이건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어떻게 할지 봐야될 것"이라며 "우리(당)는 구속 취소란 표현도 안 쓰기로 했다. '법률적 탈옥'이다. 그런데 본인이 무죄를 받은 것처럼, 직무에 복귀된 것처럼 황당한 상황을 만드는데, 직무 정지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한다든지 그건 다 불법행위다. 그냥 생활상 편의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할 수가 없게 돼있다. 업무보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아 지지자들의 탄핵 반대 집회 등에 참여할지에 관해선 "그런 얘기는 일체 없었다"며 "크게 심각한(현안) 얘기가 있었던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 지도부의 별도 배석자는 없었으며, 접견 당시 김건희 여사 배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예방이 성사된 배경에 관해 그는 "석방된 첫날 통화에서 아마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찾아뵙겠다', '와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대통령 예방 계획의 경우 "지금 상태로선 추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석방 직후인 8일 관저에서 정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저녁을 함께 했고, 9일에도 고위급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진 사이에선 윤 대통령 귀속 취소가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적잖다고 한다. 참모 일부는 대통령실 공식 방침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이나 탄핵 기각 논리를 제공하는 여권인사, 시민단체의 자료와 언론 기사 등을 공유함으로써 간접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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