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韓, 내수부진에 車생산 7위로 ↓… 올해 美 관세로 사면초가
韓, 내수부진에 車생산 7위로 ↓… 올해 美 관세로 사면초가
![[기획] 내리막길 국내 자동차 생산… 휘몰아치는 트럼프 공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102100351064001[1].jpg "[기획] 내리막길 국내 자동차 생산… 휘몰아치는 트럼프 공포")
"국내 자동차 생산이 위축되면 부품산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고용이나 투자를 줄이지는 않겠지만 완전 배제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공장 설립도 여력이 되는 업체들의 이야기다. 국내 산업에 의존하는 중소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협력사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A부품사 임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거세지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한층 더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 완성차 수출이 줄어든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영세 부품사들은 해외 진출 여력도 부족해 실적 부진·일자리 위축으로 산업 생태계가 휘청일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획] 내리막길 국내 자동차 생산… 휘몰아치는 트럼프 공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102100351064001[2].jpg "[기획] 내리막길 국내 자동차 생산… 휘몰아치는 트럼프 공포")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수입 자동차에 대해 10~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 현지 생산 확대에 따라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작년 12월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 실적이 전년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엔 이보다 감소폭을 더 크게 예상했다. 권은경 KAMA 조사연구실장은 "12월 당시에 비해 현재 불확실성은 훨씬 더 높아졌다"며 "다만 관세가 실제 적용된 것은 아닌 만큼 수출 차질 등 실질적인 물량은 구체적인 관세 정책이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들은 현지 생산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1차 대형 부품사들은 해외 사업 확장과 함께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대응 시나리오가 나온다.
하지만 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견 3사와 부품사들은 내수 생산이 위축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공장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 완성된 차량이 수출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내수 생산 위축은 공급 물량 축소를 의미한다. KAMA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143만2713대가 미국에 수출돼 전체 생산량의 34.7%를 차지했다.
특히 미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 한국GM의 경우 완성차와 부품사 모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한국GM 노사는 오는 15~22일 미 출장을 통해 GM 본사를 방문해 관세 영향과 신차 생산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방문이 헥터 비자레알 사장을 포함해 노사 공동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경영진뿐 아니라 노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그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276곳이며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2700~3000곳까지 늘어나 수출 차질 시 부품사로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부산공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4' 생산을 연내 시작하고 전량 북미로 수출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비용 압박이 커지는 만큼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나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지역 자동차 관련 기업은 연 매출액 25억원 기준 19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 내수 위축 등에 국내 생산량 자체가 위축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KAMA가 이날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보다 2만7000대 줄어든 412만8000대로 5~6위권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소폭(0.6%)이나마 수출 증가에도 내수가 2013년 이후 최저치(163.5만대)를 기록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내수에서는 중국산 수입 전기차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KAMA에 따르면 작년 중국산 승용차 수입 판매량은 테슬라·볼보 등을 포함해 5만7000대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BYD도 한국에 상륙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실행 여부에 불확실성을 표하면서도,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압박이 집권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트럼프 1기 집권 당시에도 수입 승용차에 최대 25%, SUV에 35%의 관세를 부과하려 했지만 한미FTA 재협상 등을 통해 철회한 사례가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생산시설이 늘지 않고 줄어들게 되면 부품업체도 매출이 줄어들게 되고 투자 위축과 일자리 감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유지할지 미지수지만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완성차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과 공장 설립을 약속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우진·임주희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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