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 多
외부전문가 영입·위원회 신설
25일 하나·26일 KB·신한·우리
외부전문가 영입·위원회 신설
25일 하나·26일 KB·신한·우리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한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도 정관에 못박는다.
금융지주들은 계열 은행 등에서 지속적으로 부당대출,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직 신설과 함께 외부 수혈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오는 25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6일 KB, 신한, 우리 등이 주주총회를 잇달아 연다. NH농협금융 역시 이달 하순에 주총을 열 예정이나 아직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금융의 사외이사 38명 중 27명이 이달 임기가 종료된다. 통상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이른바 '2+1'가 관례지만 최근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교체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이사회 재편, 주주환원 강화, 대표 연임 등이 핵심 사안이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책무구조도에 따라 금융사고 예방에 대한 임원들의 책임도 한층 강화된다.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관련 정관 변경 안건도 모두 검토 중이다. 5대금융은 작년 10월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 신설 등을 담은 책무구조도를 제출했다.
이에 맞는 사외이사 진용도 갖춘다. KB금융은 전체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의 임기가 이달 종료된다. 이중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이사를 영입하면서 2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차 후보는 여러 경제·금융기관에서 자문 역할을 맡은 전문가다.
김 대표는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모두 보유한 회계 전문가다.
신한금융은 여성이자 일본 공인회계사인 전묘상 일본 스마트뉴스 경영기획부문장을 영입한다. 그는 일본 금융권에서 회계 및 재무 전문가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은 전 후보자가 전문성을 통해 내부 통제 체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께 추천된 양인집 어니컴 대표이사 회장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디지털 솔루션 등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다.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로 당국의 고강도 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는 7명 중 4명을 교체한다. 정찬형·지성배 이사는 퇴진하고, 신요환, 윤수영, 윤인섭 이사 중 2명이 새 인물로 교체된다.
우리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선정 시 최소 1명 이상을 준법 감시, 윤리 경영 등 업무를 맡은 내부통제 전문가로 발탁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임기만료 사외이사 5명 중 4명은 재선임하고 이정원 이사만 교체했다.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는 SC제일은행에서 여신심사부문장을 맡아온 리스크 전문가다. 이정원 사외이사가 신한은행 여신심사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던 점을 고려하면, 여신 리스크 전문성을 이어간 셈이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 중 이사회 변화가 가장 적었는데, 함영주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2기 체제를 시작하게 되는 만큼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금융은 총 6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사회 의장인 김병화 이사와 길재욱 이사를 제외한 서은숙·이윤석·이종화·하경자 등 4명의 임기가 끝난다. 농협금융은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지침을 발판으로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핵심 과제는 내부통제 기능 강화, 독립성 확보"라며 "새로 구성될 이사회와 내부통제위원회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해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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