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근 LX공간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
![[기고] 인간은 가상으로, 기계는 현실로](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102102369036001[1].jpg "[기고] 인간은 가상으로, 기계는 현실로")
평면 종이지도가 3차원 디지털트윈으로 발전하며, 인간의 물리적 이동 매개체였던 지도의 역할이 기계들이 현실 세계를 누빌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트윈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 속에 사실적으로 복제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3D 모델과 다른 점은 끊임없이 '갱신'하고 '동기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디지털트윈은 이를 즉각 반영해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모빌리티가 우회경로를 탐색하게 만든다. 자율주행차, 무인배송로봇, UAM(Urban Air Mobility)과 같은 지능형 모빌리티의 핵심이 '디지털트윈'인 이유다.
디지털트윈은 지능형 모빌리티의 운전, 사고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의 시각신경을 가상세계로 확장해가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누구나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현실감있는 가상세계를 통해 원하는 장소를 방문할 수 있고, 메타버스도 체험할 수 있다.
가상현상을 넘어선 혼합현실(MR, Mixed Reality)도 이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HoloLens)나 구글과 삼성이 합작한 'Android XR'과 같은 MR 기기의 보급은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선을 허물게 될 것이다. 인간은 가상으로, 기계는 현실로의 공간 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진화하는 디지털트윈의 시대적 흐름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존 '관찰자 시점'의 디지털트윈에서 '1인칭 시점' 디지털트윈으로의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1인칭 시점 디지털트윈은 주변 환경을 인간과 모빌리티의 눈높이에서 감지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구축한 방식이다. 이러한 디지털트윈 구축 방식은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구축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모빌리티가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봇의 눈 높이'에서 감지하고 해석한 디지털트윈이기 때문이다.
최근 3차원 컴퓨터그래픽스 연구들이 기존의 점군데이터, 폴리곤 메시(Polygon Mesh) 모델 방식에서 벗어나 'NeRF'(Neural Radiance Fields)나 '3D Gaussian Splatting' 같은 새로운 모델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특히 '3D Gaussian Splatting'은 겹쳐진 투명타원체를 이용해 높은 3D 시각화 품질을 보여주며 차세대 디지털트윈 가시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인간과 기계 모두 디지털트윈에서 현실 세계 못지 않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
우리는'신(新)감각의 시대'로 들어섰다. 인간은 디지털 공간에서 상상력을 펼치고, 기계는 물리적 현실에서 우리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서 '지도'는 더 이상 인간만을 위한 개념이 아니다. 지도는 디지털트윈으로 개념을 확장하며 기계와 인간이 함께 세상을 보는 정보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불변의 지식을 담은 평면 종이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상황을 반영하고, 공간의 활용성을 열어 주는 동적인 플랫폼이다. 인간과 기계가 상호보완적으로 공간을 확장해가는 신감각 시대의 새로운 지도, '1인칭 시점 디지털트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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