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령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는 HK이노엔의 1조클럽 입성이 예상된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의 미국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출 확대 기대감도 높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HK이노엔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케이캡이 출시 5년만에 2000억원에 근접한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신약 30호 케이캡은 2019년 3월에 출시돼 그해 30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196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캡 처방실적 증가율은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9.8%, 지난해는 1년 전보다 24.4% 증가한 결과 최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점유율이 15%를 돌파했다.
HK이노엔은 수출에 길을 미리 닦아놓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HK이노엔은 글로벌 47개국에 케이캡 수출을 완료했고, 15개국에서 허가·출시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를 비롯해 중국, 몽골, 멕시코 등 15개국서 출시했고,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허가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파트너사 브레인트리를 통해 식도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미란성 임상은 종료됐으며, 미란성 임상은 올해 하반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8년 기준으로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중국에서 4조1000억원, 미국에서 3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HK이노엔의 매출도 동시에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 투자업계는 내년 케이캡 매출이 올해보다 20.1% 증가한 20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에 브레인트리에 케이캡의 미국·캐나다 독점 판매권을 기술이전하면서 선급금 2500만 달러(약 360억원)를 수령했다. 향후 임상완료와 상업화에 따라 마일스톤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케이캡의 임상·허가·매출에 따른 단계별 달성에 따른 마일스톤은 5억4000만 달러(약 7800억원) 수준이다. 투자업계는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케이캡의 중국 내 매출이 본격 확대되면서 관련 실적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22년 4월 비급여 출시 후 판매가 시작됐으며, 2023년 1월 국가보험목록(NRDL)에 등재되면서 3월부터 보험이 적용됐다. 최근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병용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K이노엔의 전문의약품 사업 매출액은 2019년 4695억원에서 지난해 8047억원으로 5년새 71%나 성장했다. 케이캡과 함께 순환기계, 당뇨·신장, 수액제 등이 모두 성장한 결과다. 특히 수액제의 경우 의료 대란 악재 영향을 최소화하고 영양수액제 중심으로 매출을 확보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며 움직이고 있고 해외에서는 출시 국가를 늘려가며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PPI시장이 그동안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점유해 왔지만, 케이캡을 비롯해 P-CAB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22.3%까지 올라가면서 점점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