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의 승인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더 무거웠어요. 하지만 한두 달 동안 일을 진행시켜 보며 직원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해주는 것을 보고 앞으로도 이제 잘 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진행된 신규 CI 공개 행사 질의응답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조 회장은 직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신규 CI를 포함한 향후 통합 항공사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신규 CI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존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을 교체하면서도 기업의 정체성을 녹아내기 위한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등에 신규 CI를 모두 적용하기까지는 길게는 3~4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신규 CI를 통합 전에 먼저 발표하게 된 데는 항공기 도색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대형기의 경우 한 대를 도색하는 데 약 3주의 시간이 걸리며 소형기의 경우 보름 정도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250여대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를 도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대한항공부터 우선적으로 시작한 후 통합이 되는 시점부턴 아시아나 항공기 도색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규 유니폼은 예상 통합 시점인 오는 2027년 공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현재의 유니폼을 능가하는 것을 만드는 데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20여년 동안 직원들로부터 유니폼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은 만큼 이를 반영해 개선에 나서는 데 초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와의 사업적 결합 과정이 예상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30여년간 양사는 경쟁 관계였던 만큼 결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다르다"며 "항공사는 운영상의 차이점, 서비스의 차이점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전'이라는 운영의 기본은 똑같은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원들의 교육이나 서비스 품질 개선에 대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3개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큰 작업인데, 특히 에어부산에 대한 노력이 좀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리 매각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 없고, 한 가족이라 생각하며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 회장은 "통합 대한항공은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하늘길로 연결하겠다는 수송의 더 뜻깊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안전 체계를 갖춰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행사 'KE Rising Night'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양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