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점에 제대로 된 정치 결단이 국민 미래 좌우"
이승만 정부 지주제 개혁 꼽아…6·25 극복과 국가발전
현대엔 한미일 블록화 결단론 "트럼프, 우린 카드 있다"
尹 1차 탄핵안 북중러 편향, 민주당 겨냥 "친중 커밍아웃"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누가 이깁니까. 한·미·일이 북·중·러를 이깁니다"라며 경제 블록화를 역설했다.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친중(親中)으로 비판했다. 또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토지개혁을 국가발전과 반공(反공산주의)의 핵심 근간으로 꼽았다. 원자력 기반의 발전(發電)을 AX(AI 전환) 시대 경쟁력으로 꼽았고 조선업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할 '카드'로 역설했다.
이는 선명성으로 보수층의 호응을 이끌어낼 메시지로 평가된다. 11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10일) 오후 부산 서면 영광도서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두번째 북콘서트에서 법무부 장관 시절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개혁을 호평한 배경으로 "정치가 정말 중요하다. 정말 중요한 시점에 제대로 된 정치가 이뤄졌을 경우 그 나라 국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며 "가장 그걸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월10일 오후 부산 영광도서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그는 "필리핀 같은 나라는 우리보다 훨씬 잘살았는데, 문제는 아직도 거기에 지주(地主)들이 있단 것이다. 정치를 하고 기업하는 사람들이 대농장의 지주들이다. 그러면 그 갈등 구조를 벗어날 수 없고 남미 국가들도 그렇다"며 "그런데 우리는 수천년 농사만 지었던 나라에서 지주가 한순간에 없어졌다. 이건 대단한 결단이고 결단을 실행하는 과정에 피를 흘리지도 않았다. 디테일이 이렇다"고 평했다.
또 "'유상분배'란 말도 어차피 소작농이 (농지를 소유하게 된 대신) 몇년간 (생산물의) 몇십% 정도를 주기만 하면 된 것이다. 농민에게 유리한 조건이라 포기한 사람이 별로 없다"라며 "(이승만 대통령은) 김성수(인촌, 당시 한민당 당수) 같은 지주들을 '우리가 잘못하면 정말 공산주의에 뒤처진다'는 식으로 설득을 했고, 우린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인의 나라'로 한순간에 변신해버렸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북한군의) 6·25 남침이 있었다. 북한에선 '남침을 하면 소작농 등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그랬다. 옛날 같으면 그랬겠지만 그 당시에 (남한 농민들은) 땅을 가진 자작농으로 바뀌었다. '지킬 게 많아진 사람들'이 됐다"며 "그 결단이 (전쟁에서 나라를 지켰고) 지금의 대한민국 발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농지개혁 외에도 중요한 정치적 결단으로 발전(원자력)을 꼽았다.
한 전 대표는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당시 '우크라이나엔 카드가 없다'고 면박을 준 미 측의 태도를 상기시키며 "우리에겐 카드가 있다. 우린 카드를 쓸 수 있는 정부"라며 "총선 때 부산이 우리의 카드였다. 준비된 국민이고 이미 조선산업같은 확실한 준비물을 들고 있다. 미국은 우리가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가 살 길은 한미일 블록에 속하는 것"이고 "최대한의 국익을 뽑아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현실이다. 북중러 블록과 한미일 블록 싸움이 계속되면 어느 편에 서야하나"라며 "10여년 전만 해도 자본의 국적이 별로 중요치 않다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자본) 국적이 중국이냐 미국이냐, 아니면 중국·북한·러시아 블록에 속했느냐에 따라 기업의 활동 영역과 나라의 흥망이 달라진다"며 "우리가 가진 카드의 원천은 (노선의) '선명성'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급적이면 탄핵 얘기를 안 하려고 그러는데, 지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안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사유에 '북중러에 대한 외교에 신중하지 않아 실패했다'는 것을 넣었다. 민주당의 기본적 생각"이라며 강력히 반대한 배경으로 꼽았다. 조선업에 관해선 "미국에서 거의 없어진 조선업을 대신해주고 군함을 수리해줄 만한 국가가 지구상에 딱 두군데 있다. 한군데는 중국, 한군데는 우리"라며 "자신을 갖자"고 했다.
지난 2024년 6월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오른쪽) 당시 주한중국대사와 만찬 회동을 위해 찾은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 대사가 한국 정부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입장문을 발표하는 동안 듣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저녁 공개된 한국일보와 영상 인터뷰에서도 "1차 탄핵이 기각될 때 크게 제가 '야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해서 강하게 반발했던 게 탄핵 사유 중 '윤석열 정부가 북중러에 대한 외교를 잘못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윤석열) 정부가 잘한 점은 한미일 공조 블록에 제대로 섰단 것"이라며 "과거 정부나 민주당의 경우 북중러 친화적 색채를 아직도 갖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냥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에서도 큰 상황이 달라진다"며 "AI전쟁과 AX시대에 있어 북중러와 같이 가느냐, 한미일로 가느냐에 무슨 고민거리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민주당은 지금 이 블록화한 경제전쟁 시대에 북중러, 특히 친중이다. 핵심은 러시아보다 중국과 미국의 대결인데 중국의 편에 서겠단 입장이 확고하다. 탄핵 국면에서까지 보여줬다"면서 사실상 '친중 커밍아웃'이라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지금 한미일 외교를 다시 복원시켜놓은 건 윤석열 정부가 정말 잘한 일이다"며 "일본과 수교(관계개선)한 것도 일본이 좋아서 수교한 게 아니다. 미국과의 정상화, 한미일 블록을 만들기 위해 한 것이고 대단한 결단이다. 그 기반을 만들어놨고 원자력 발전을 되살려놨다. 그리고 지금 미국 트럼프가 아시아 프라이어리티라고 유럽이 아닌 중국 등 아시아 중심(대응)정책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기회가 있다"고 했다.
그는 "블록 전쟁처럼 됐다. 중국에서 딥시크가 나온 게 결국엔 엔비디아 칩을 (중국에) 못 팔게 하니까 나름대로 다른 활로를 연 것이다. 자본과 무역의 국적이 정말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한미일 편"이라며 "민주당은 북중러 아닌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저런 탄핵 사유를 넣어선 안 되고, 싱하이밍(전 주한중국대사)에게 저렇게 '셰셰' 하면 안 되고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무슨 (큰 산)봉우리 얘기 안 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서 좀 험한 상황을 겪었다. 미국 벤스 부통령이 'You have no card' 이렇게 얘기했다.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We have a card'"라며 "며칠 전 제가 그런 얘기를 한 다음 군함에 대한 수리·건조를 한국에 맡기겠단 발표를 미국이 했다"고 조선업 우위를 강조했다. 또 "금융 면에서도 우리는 디지털 리터런시(문해력)를 갖고 있다"며 한국 국민의 암호화폐 시장 이해도를 대미(對美) 우위요소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