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을 띄우며 탈출 전략 모색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최근 경영난으로 위기에 빠진 중견건설사들까지 예외는 아니다. 중대재해 발생 비율을 낮추고, 시공 품질과 업무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건설과 AI 기술 접목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사실상 필수전략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실제 건설현장에서 AI, 로봇, 드롯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을 도입해 시공 효율성 등을 향상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건설로봇 특화 연구시설인 '로보틱스랩'을 운영하고 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포함한 실내 점검용 드론 그리고 수중 드론까지 개발 중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술이 적용된 '스팟'은 실제 건설현장에 투입돼 안전관리 및 사각지대 품질 검사 등에 적극 활용됐다.
최근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해 주목받았다. 이 로봇 배송 서비스는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 첫 적용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AI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 '홈닉' 앱을 공식 출시,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홈닉'을 통해 입주민들은 관리비 등을 쉽게 납부할 수 있게 됐고, 클릭 한 번으로 단지 내 다양한 서비스를 손쉽게 예약 및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은 또 '래미안 AI 시스템'을 개발, 각 세대 및 공동현관에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과 음성인식 조명 스위치를 적용했다. 더 나아가 주차장 솔루션·AI 감성조명·AI 실시간 모자이크 카메라까지 구축했다.
중견건설사들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6일 고용노동부와 협업을 통해 자사가 시공하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한 안전 감독과 점검'을 주제로 시연회를 개최했다. 당시 시연회에서 동부건설은 드론을 통해 세부 측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건설현장 구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호반건설도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건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호반건설은 스마트 건설 솔루션 도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VR 안전교육, 클라우드 기반 검측 지원, 바닥 소음 저감형 구조 개발, 자체 개발 실시간 CCTV 통합관제 시스템 및 모바일 하자 관리 앱 등 현장에서 실질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강화하기 위함이다. 드론을 활용해 토공량 산출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스마트 건설'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많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현장 전체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단순 관리·감독하는 분야에서는 지금도 AI 기술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건설 작업자의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AI 활용정책 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