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세에 종신보험에 가입한 A씨는 20년간 총 3624만원을 납입해 사망보험금 1억원 계약을 보유했다. A씨는 65세부터 20년간, 70% 수령 방식의 유동화를 선택해 낸 보험료의 121%의 금액을 매월 연금으로 받기로 했다. 총 4370만원을 받는 A씨는 월평균 18만원씩 받게 된다.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소득'으로 유동화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온다. 본인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생전에 연금을 쓰는 주택연금처럼 살아 있을 때 노후 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가입해 연금전환 특약이 없는 종신보험이더라도 제도성 특약을 부가해, 만 65세 이상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이용할 수 있다. 20년 동안 최대 90%를 유동화할 수 있으며 사망 시 남은 사망보험금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본인이 낸 보험료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연금형' 또는 '서비스형'으로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를 올해 하반기에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에 대해 기대여명 증가로 사망보험금보다는 생전에 간병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소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계약자에게는 '쓸 수 없어 잊혀진 자산'인 종신보험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유동화가 가능한 계약은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담보로 보험료 납입이 완료되고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계약으로 한다.
신청 시점에 만 65세 이상 계약자 중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연금 전환 특약이 없는 과거에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에도 제도성 특약을 일괄 부가한다.
다만, 보험금 유동화가 어려운 일부 종신보험(변액종신보험·금리 연동형 종신보험·단기납 종신보험)과 제도 취지와 거리가 있는 초고액 사망보험금은 우선 유동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과거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가입한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은 보험계약대출이 없다면 대부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유동화는 종신보험 고유 특성 등을 고려해 100% 유동화가 아닌 최대 90%의 부분 유동화 방식으로 20년간 정기형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은 연금형과 서비스형 두가지 유형으로 출시할 예정으로 두 유형간 결합도 할 수 있다.
연금형은 본인의 사망보험금 일부를 유동화해 매월 연금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유동화를 통해 '최소한 본인이 납입한 월 보험료를 상회하는 금액(납입한 보험료의 100%초과~200% 내외)'을 매월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할 예정이다. 수령 기간 및 비율은 소비자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
매년 책임준비금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면서 본인이 보유한 보험 계약의 예정이율과 유동화 시점에 따라 수령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 책임준비금을 많이 적립한 고연령일수록 보다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서비스형은 현금 형태가 아닌 현물과 서비스 형태로 지급한다. 보험사는 서비스·현물로 소비자에게 지급할 때 원가 이하로 별도 이익(중개이익 등) 없이 제공할 예정이다. 요양시설과 건강관리(헬스케어), 간병 서비스 등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즉시 유동화 가능한 계약은 약 33만9000건으로 유동화 대상은 약 1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향후 만 65세 도달하는 계약자와 납입 완료자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유동화 가능 계약 대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출시까지 소비자보호 방안 등 세부 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확정할 계획이다. 보험 수익자의 사전 동의와 유동화 시 수령액과 사망보험금 차이에 대한 설명과 유동화 철회권 및 취소권 부여 등 가입 전 단계에서 충분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은 소비자에게는 안정적 노후 지원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보험 서비스를 통해 보험사의 역할을 강화해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상호도움될 수 있는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