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을 뒤덮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트럼프 행정부가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1기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적극적인 진화 작업은 보이지 않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4조달러 넘게 증발했지만, 이는 업계와 현실 간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관세의 장기 효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한 입장에 대해 "주식 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와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바 사이에는 강한 차이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에 있어 후자가 확실히 전자에 비해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관세 등 경제 정책에 증시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더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산업계 리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공약인 관세, 규제 완화와 미국산 에너지의 해방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 수천개를 창출할 수조달러의 투자 약속으로 반응했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현대차와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각국 기업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취합해 '성과'로 홍보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경제의 진전과 관련해 극도로 활황세를 보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다"며 "1분기에 데이터(경제 관련 수치)에 일부 삐걱거림이 있다"고 말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매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2분기에는 모두가 감세의 현실을 목도하면서 (경기가) 이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4월이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다고 했다.
트럼프 본인은 정작 이날 '로우키(low key·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것)' 행보를 보였다. 취임 이후 행정명령 서명 행사 등 계기에 주중 거의 매일 취재진 앞에 섰던 것과 달리, 이날 언론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갖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으로 기술 분야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 행정명령 서명, 비밀경호국 국장 취임 선서식 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일정에 취재진 입회는 허용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11일 직접 기업 CEO들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워싱턴DC에 있는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찾아 월가 은행 등 각계 기업의 CEO들을 만난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