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김화균 칼럼] 탄핵 결과에 승복을, 그래야 한국이 산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202102363040001[1].jpg "[김화균 칼럼] 탄핵 결과에 승복을, 그래야 한국이 산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D'(디플레이션·물가 하락)와 'I'(인플레이션·물가 상승)부터 'R'(리세션·경기 침체), 그리고 그 복합 끝판왕인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속 물가 상승)까지…. 온갖 알파벳 대문자들이 난무한다. 공통 키워드는 '공포'다. 한때 세계 경제에 희망을 던져준 'G'(골디락스·경제 고성장 속 물가안정)는 아예 자취를 갖췄다.
이번 폭락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시적 경기 침체 용인' 발언이 뇌관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결국 터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터졌다는 게 중론이다.
전 세계는 위기에 맞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경쟁적으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는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통'을 신임 총리로 내세웠다. 모두 트럼프 발 무역전쟁이라는 외환(外患)에, 똘똘 뭉치고 있다.
갈라파고스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내수 침체 장기화에 자영업자는 외환위기(IMF) 때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나마 정부의 정책자금에 근근히 버텨온 동네 사장님들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가계·기업부채는 동반 급증하고,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세수 펑크에 쓸 돈도 없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국내 공장을 뜯어서라도 미국으로 가야할 판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판국이다.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결혼도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살수 있게 현실이 더 각박해진다.
어느 한곳을 둘러봐도 믿을 만한 구석이 없다. 이미 4류도 못되는 '등급외' 판정을 받은 정치권은 '나몰라라' 수준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두고 분열만 부추긴다. 말 한마디, 이벤트 하나 하나에 서로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내 편 키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경제는 뒷전이다. 소상공인의 비명에, 기업의 아우성에 애써 귀를 닫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 등 국가 백년대계급 대책이나 주52시간제 탄력적용 등 발등의 불끄기식 예외 조항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집권하면 코스피가 가만둬도 3000포인트를 넘을 것"이라는 식의 발언만 난무한다.
탄핵을 기정 사실화하고 벌써 수권(受權) 행보를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권 연장에 집착하는 국민의힘이나 도긴개긴이다. 결국 국민만, 그리고 기업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은 사실상 카오스 상태다. 현재 정치 상황에서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국가 비상사태급 후폭풍이 예고된다.
답은 '깨끗한 승복'이다. 탄핵안이 인용돼 파면결정이 내려진다해도, 윤 대통령과 여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이들이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만 보고 가는 길'이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고,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꽃을 피워온 대한민국의 힘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도 한국 시장과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바로 이같은 한국인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복합위기에 처했다. 예측하지 못한 '블랙스완'과, 예상하고서도 안일하게 대응한 틈을 뚫고 '회색 코뿔소'가 동시에 달려들고 있다. 충격파는 퍼펙트 스톰급이다.
세월호 침몰과 이태원 압사 사건만이 참사가 아니다. 경제가 폭망하면 더 큰 참사가 벌어진다. 우리는 이미 1997년말 외환위기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외환위기 시절, 그 심리적 위기의 돌파구는 금모으기 운동이었다. 실제로 위기 탈출에 얼마나 기여했는 지 계량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론을 하나로 묶는 마법 같은 힘으로 '꿈과 희망'을 다시 심어줬다. 매년 도는 4월 위기론이 또 불거졌다. 전조가 심상치 않다. 지금 다시 경제 위기가 터져도 국민이 금모으기에 나설까. 정치권이 변하지 않는 한, 왠지 '희망고문'에 그칠 것 같다.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부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