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인이 물려받은 만큼 재산에 대해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로 개편하면서, 상속인들의 실제 세금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행 유산세에서 유득취득세로 바뀌면 배우자, 자녀 등 개별 상속인의 세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사례별로 살펴봤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행 상속세율은 최저 10%부터 최고 50%까지의 5단계로 구성된다. △과표 기준 1억원 이하 10% △1억∼5억원 20% △5억∼10억원 30% △10억∼30억원 40% △30억원 초과 50% 등이다.
예를 들어, 총 15억원의 상속재산을 자녀 3명이 균등하게 나눠 5억원 씩 물려받으면 상속세 부담으로 수령액은 4억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현행 제도는 상속재산 15억원에서 일괄공제(5억원)를 제외하면 남은 10억원은 과세표준이 된다. 여기에 30%의 세율을 적용하면 총 2억4000만원의 상속세가 발생한다. 결국 자녀 1명당 8000만원의 상속세를 부담하면서, 5억원을 상속받아도 세금 납부 후 실제로 4억2000만원만 물려받게 된다.
하지만 유산취득세로 바뀌면 전체 15억원에서 자녀별 상속받은 5억원에 더해 기본공제 5억원이 적용돼 자녀들은 상속세를 내지 않고 5억원을 각각 물려받게 된다.
유산취득세 개편으로 미성년 자녀가 상속을 받을 때도 공제 혜택이 커진다. 자녀별로 상속세 공제를 적용하게 돼 자녀수가 많을수록 전체 공제액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미성년자, 장애인, 연로자가 자녀(직계존비속)일 경우 1인당 5억원 기본공제에 더해 추가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가령, 자녀 A(14세)와 자녀 B(9세)가 상속을 받을 때 현행 제도는 두 자녀를 합해 총 5억원까지만 공제받았다. 반면 개정안이 적용되면 자녀 A는 5억원의 기본공제에 추가공제 5000만원(5년×1000만원)을 받게 되고, 자녀 B는 기본공제 5억원에 추가공제 1억원(10년×1000만원)이 적용된다. 미성년자 추가공제는 19세까지의 남은 연수에 1000만원을 곱하는 방식이다.
미성년자 자녀가 받는 상속 공제가 기존 5억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상속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배우자공제는 배우자가 받은 상속재산이 10억원 이하인 경우 법정상속분과 관계없이 전액 공제를 받게 된다. 특히,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을 때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상속인 중 배우자(10억원)와 자녀 2명(각 5억원)이 상속받을 때 현행 방식으로는 배우자 공제 8억6000만원과 일괄공제 5억원을 더해 총 13억6000만원을 공제 받았다. 앞으로는 배우자가 받은 상속재산이 10억원 이하이면 법정상속분과 관계없이 전액 공제가 돼, 배우자공제(10억원)와 자녀 기본공제(각 5억원)를 받아 총 20억원을 공제 혜택을 받는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그동안 미성년이나 장애인이나 연로자의 수가 작지 않음에도 불구, 일괄공제로 다 흡수가 돼서 실질적인 추가공제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면서 "유산취득세의 취지에 맞게 일괄공제와 기초공제는 폐지를 하고 전부 인적공제로 흡수했다"고 설명했다.세종=원승일·강승구기자 k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