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행 '유산세'→'유산취득세'로 개편
유산취득세,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은 재산 기준 과세
일괄공제 5억 폐지…자녀공제 1인당 5억원까지 확대
배우자, 상속재
유산취득세,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은 재산 기준 과세
일괄공제 5억 폐지…자녀공제 1인당 5억원까지 확대
배우자, 상속재
기획재정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산취득세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현행 유산세 방식이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했다면 유산취득세 방식으로는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현행 유산세는 상속하는 총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이를 배우자와 자녀 등 상속인들이 나눠 내는 구조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배우자, 자녀 등 각 상속인마다 실제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총 15억원의 재산을 자녀 3명이 균등하게 상속받으면 현재는 15억원에 세금을 매긴 뒤 3명이 나눠 낸다. 이와 달리, 유산취득세 방식으로는 3명이 각각 물려받은 5억원에 과세하게 돼 세 부담이 낮아진다. 이 경우 각각의 자녀 모두 5억원을 기본공제 받아 세금을 안 내게 된다.
현행 상속세는 과세표준이 커질수록 세율도 올라가는 누진세 구조였다. 따라서 유산취득세로 전환되면 상속자가 많을수록 상속세액이 줄어들어 세 부담이 낮아진다. 다자녀 가구일수록 세 혜택이 커지는 셈이다.
유산취득세 도입으로 상속세에 적용되는 세액공제 제도도 전면 개편된다.
우선, 자녀가 유산을 물려받은 재산에 적용되던 5억원의 일괄공제는 폐지된다. 기존에는 자녀, 미성년자 등에 대한 공제는 '일괄공제(5억원)' 또는 '기초공제(2억원)+추가공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였다.
반면, 유산취득세가 도입되면 자녀에 대한 공제가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대폭 확대된다. 여기에 추가공제까지 더하면 자녀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배우자도 받은 재산만큼 공제받도록 제도가 바뀌면 세 부담에서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현재는 배우자의 법정 상속지분 한도가 최저 5억~최대 30억원이지만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관계없이 전체 상속재산에서 5억원이 일괄 공제되는 방식이다. 반면, 개편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는 배우자가 받은 상속재산이 10억원 이하일 때 법정상속분과 관계없이 전액 공제받는다.
다만, 정부는 인적공제의 최저한을 설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배우자공제(5억원)와 일괄공제(5억원)가 적용돼, 통상 상속재산이 10억원까지는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았다. 반면, 이번 개편안에서는 모든 상속인과 유언을 받은 수유자의 인적공제 합계기준을 최저 10억원으로 설정했다. 만일 인적공제 합계가 10억원에 미치지 못하면, 미달된 금액만큼 상속인이 추가 공제받을 수 있다.
유산취득세 관련 납세는 상속인과 수유자가 상속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기한 이후 9개월 내 분합 납부도 가능하다.
이번 유산취득세 개편안은 이르면 오는 2028년 시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내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관련 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4월 공청회를 연 뒤 5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종=원승일·강승구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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