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업용 AI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 공개
中 '마누스' 출시 일주일 만에 맞대응 카드 꺼내
"AI 에이전트 시장, 미·중 경쟁 더욱 격화될 것"
오픈AI가 AI 에이전트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AI 에이전트 '마누스'가 주목받자, 기업들이 직접 자사 필요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만들도록 돕는 플랫폼을 내놓으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올해는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업무에 도입되는 해"라고 선언한 만큼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업들이 금융 분석이나 고객 서비스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AI 봇을 만들 수 있는 AI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 '리스폰스 API'(Responses AP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리스폰스 API는 오픈AI 모델 등을 이용해 개발자와 기업들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도구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웹 검색, 내부 파일 스캔, 웹사이트 탐색이 가능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오픈AI 측 설명이다.
오픈AI는 이미 AI 에이전트 기술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인터넷 검색을 수행하고 식료품 주문,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Operator)'를 출시했고, 2월에는 복잡한 연구를 여러 단계에 걸쳐 수행하는 '딥리서치'를 공개했다.
테크크런치는 "오픈AI가 리스폰스 API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핵심 도구를 제공하려 한다"며 "기업들이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오픈AI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오픈AI의 리스폰스 API 발표는 중국 AI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Butterfly Effect)가 AI 에이전트 '마누스'를 공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번 플랫폼 출시는 중국 AI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위협하자 오픈AI가 AI 에이전트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기존 AI 에이전트를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독립적으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도록 돕는 툴을 내놓은 것이다.
마누스는 범용 인공지능(AGI) 성능 평가 기준인 GAIA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딥리서치'를 능가하는 점수를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출시 직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GAIA는 단순한 언어 모델 테스트가 아니라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지표다.
로이터는 "오픈AI가 중국 AI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개발자들이 고급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도록 돕는 새로운 도구를 공개했다"며 "이번 발표는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들이 자사 최신 AI 모델이 미국의 업계 선도 모델과 동등하거나 이를 능가한다고 주장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직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미중 기업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각 기업은 AI 에이전트 기술을 고도화하며 기업 및 개인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 기술이 단순한 챗봇을 넘어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AI 에이전트가 글로벌 AI 경쟁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말 챗GPT 공개 이후 'AI 붐'이 일었지만 이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AI 에이전트가 생산성 혁신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라고 전했다.
다만 AI 에이전트 기술이 완벽하게 자리잡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픈AI도 자사의 AI 에이전트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AI 검색 기능은 기존 모델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여전히 10% 이상의 오류율을 보이며 출처 표기에서도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올리비에 고드먼트 오픈AI API 제품 책임자는 "에이전트를 데모하는 것은 꽤 쉽다"면서도 "이를 확장하는 것은 어렵고, 사람들이 실제로 자주 사용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AI 에이전트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자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