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19일까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연구개발(R&D)과 생산기술의 45개 직무에 걸친 대규모 인재 확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생산현장의 운영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9일까지 R&D에서 18개, 생산기술에서 27개 직무를 각각 모집한다. R&D와 생산기술은 각각 대전과 오창이라는 별도 거점에서 운영되는데 대다수가 고난도 기술 직군이거나 차세대 배터리 직무로 구성됐다.
R&D 부분은 채용 직무가 자동차전지개발센터와 소형전지개발센터, ESS전지개발센터, 개인정보처리책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다. 단기 인력 충원보다는 전사적인 전체 라인업 강화다. 핵심 기술을 외부가 아닌 내부 인재로 처음부터 끌어들인다는 목표다.
직무는 단순 충원이 아닌 차세대전지와 디지털트윈 기반의 제조지능화, 인공지능 기반의 시뮬레이션 등 향후 기술 패권과 직결되는 미래 전략 분야가 주축을 이뤄뤘다. 특히 CTO 산하 직무는 차세대전지 황화물전고체전지, 바이폴라전지 등 10개에 달해 선행 기술 중심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에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인재 채용을 투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면 적자임에도 선행 기술에 대한 R&D 투자 의지인 셈이다.
생산기술 직무 역시 공정기술과 설비기술, 제품과 품질 기술, 검사·인프라·환경안전까지 배터리 생산 전 과정에 걸친 직무에서 신입 채용 공고를 냈다. 마더팩토리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차세대 전극 공정과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자동화와 디지털화된 생산체계를 운영하기 위한 고급인력이 대상이다.
여기에 일부는 학·석사와 박사 전용 트랙으로도 분리해 모집 중이다. 이는 단순 오퍼레이터가 아닌 공정 최적화와 설비 자동화·, 신기술 검증을 주도할 고급 기술 인력 확보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일부 신사업과 신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신규 증원은 하지 않으며 퇴직 충원도 원칙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일부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지만 빠른 시간 안에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혁신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영역에는 과감히 인재를 투자하며 위기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재정비하려는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생존을 위한 기술 투자만큼은 멈출 수 없다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정기 공채 개념은 사라졌지만 이번 채용은 전지 산업 전환기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확보 차원"이라며 "캐즘 이후를 대비해 기술 경쟁력을 내부에서부터 키우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