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납품불안이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할인행사 기간 품절된 제품이 수일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으면서 온라인 장보기에 나선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창립 28주년 기념 대규모 할인 행사인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몰에서 다수 제품이 수일째 '일시품절'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행사 기간 제품이 품절되면, 하루나 이틀 사이에 다시 채워져 '일시품절' 표시를 뗐던 것과 달리, 이번 행사 때엔 품절된 제품의 납품이 즉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법정관리 돌입과 함께 벌어진 납품업체 대금 지급 지연 사태가 촉발한 납품 불안이 오프라인 매대를 넘어 온라인몰로도 확산한 여파로 해석된다.
'일시 품절' 상태는 품목 전반에서 지속되고 있다. 축산, 어묵, 유제품, 빵, 음료, 간편식, 장류, 세제류 등이 해당된다. 행사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홈플러스가 보유한 재고가 동이 난 일부 제품들에서 재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홈플러스 온라인몰 상황을 보면 축산의 경우 하림 닭볶음탕용·하림 통가슴살 치킨너겟·농협안심한우 국거리·호주산 담백한 부채살 구이를 며칠째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묵류 중에선 사조 대림 크라비아, 고래사어묵 국탕용 모듬어묵, 효성 부산전통 사각어묵 등이 마찬가지 상태다.
유제품 중에서는 매일 바이오딸기, 풀무원 다논 그릭 블루베리가 며칠째 '일시품절'이었다. 빵류 중에는 삼립 미니꿀호떡·발효미당 미니 꿀약과 등을, 음료 중에선 코카콜라 미닛메이드 포도C 1.5L 제품을 며칠째 구매할 수 없었다.
간편식에서도 다수 제품이 구매 불가한 상태다. 풀무원24시 깔끔 즉석우동, 동원 양반 차돌 육개장, 폰타나 그릴드 머쉬룸 크림스프 전자레인지용, 홈밀 돼지고기 김치찌개·놀부 부대찌개·우삼겹 된장찌개·채선당 소고기 샤브샤브·매콤 무뼈닭발 등이 대표적이다.
장류 중에선 CJ 해찬들 사계절 쌈장(500g), 해표 순창 궁 태양초 골드 고추장(170g), 대상 청정원 100% 국산고추장(500g) 등이 이 같은 상태다.
세제류도 예외가 아니다. LG생활건강 자연퐁 솔잎 주방세제 리필 1.4L도 물건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품절된 물건이 바로 채워지지 않고 있는 것에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홈플러스가 어려울 때일수록 홈플러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면서 품절까지 간 것 같고, 또 일부 제품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빚어진 납품 문제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건이 많이 비어있는 지금의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협력업체의 납품 중단 때문이라고만 보긴 어렵다"라며 "매장에 물건이 들어와 있어도 온라인에선 재고가 안 잡혀, 품절로 표시되는 경우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가 대금에 대한 지급 문제 때문이었는데, 법원에서 대금 지급에 대한 승인이 났기 때문에, 다시 계속적으로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공급 상황은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며 "이미 불편함을 겪으신 소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대금 지연 문제가 일단락 됐기 때문에 향후 이런 불편함은 줄어들 것이다. 고객분들이 불편함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에 납품이 원활이 이뤄지려면, 대금 지급에 대한 불안이 하루빨리 해소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할 상거래 채권 중 1월 1일부터 2월 11일 사이에 발생한 회생채권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이 부분은 법원의 변제 허가가 필요해 홈플러스는 지난 7일과 11일 총 4584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변제 승인을 법원으로부터 받았으나, 현재 이 중 약 1000억원(업계 추산)만 지급됐다.
홈플러스는 오는 14일까지 모든 협력업체 업주들에 대한 변제 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이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나, 언제까지 지급을 완료하겠다는 언급은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