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이재명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로 불리는 정책 시리즈인 '기본사회'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기본사회위원회를 출범했다. 해당 위원회는 2023년 출범한 적이 있지만, 민주당 상설위원회나 특별위원회는 폐지 방침이 없을 시 2년 단위로 발대식을 열고 재출범하는 만큼 이번에 다시 구성할 시점이 돼 재출범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기구로 주목받는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본사회위원회 재출범식에서 박주민 기본사회 수석부위원장이 대독한 서면 축사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국민의 기본권을 든든히 해 안정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공정한 기회와 결과를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한다면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주거, 금융, 교육, 의료, 에너지 등 기본사회 실현은 사회적 안전망을 든든히 하고 지역의 고른 발전으로 균형잡힌 국토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기본사회위의 제안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입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불법내란이 일어난지 벌써 100일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종식되지 못하고 있다"며 "엄중한 시기이지만 대한민국 새 길을 제시하기 위한 기본사회위 발대식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라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이를 극복해온 국민들에게 국가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논의가 다시 이어져야 한다"며 "기본사회가 성장이고 민생"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기본사회 정책 추진을 위해 "시·도 단위에서 빨리 조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기본사회 정책 실현을 위해 기초단위 조직을 오는 4월까지 마치는 게 목표다. 5~7월은 정책을 만들고 하반기부터는 토론회 등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전 기본사회의 가치와 개념을 온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기본사회위는 이날 △전략적 재정 운영을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전망이 상생하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선순환 경제의 기반을 마련할 것 △AI(인공지능)와 기술, 혁신, 산업에 공공과 민간이 함께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모든 국민이 공정하게 그 혜택을 나눌 수 있도록 할 것 △지역 단위의 기본 소득과 기본 서비스를 실현하고 포용적 경제 모델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경제의 자립성을 높이며 분권형 경제 구조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 등을 목표로 전했다.
다만 민주당의 이러한 행보에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와 반대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민생연석회의 20대 민생의제 발표회에 참석해 "사람이 고개를 왼쪽으로 보기도 했다가 오른쪽을 보기도 했다가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성장을 얘기하는 것도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니 그런 데(진영 논리)에 넘어가지 말자"고 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5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20대 민생의제 발표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