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 전수조사 결과 13개사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했다. 해당 IB사에 총 과징금 836억원을 부과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제5차 정례회의에서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글로벌 IB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약 1년 4개월간 진행된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와 제재조치가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2023년 11월부터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사를 대상으로 공매도 규제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해 총 13개사의 위반 혐의를 적발했다. 총 과징금 부과액은 836억5000만원이다.
글로벌 IB의 공매도 규제 위반 주요 원인은 독립거래단위 운영 미흡, 주식 차입계약 등에 대한 자의적 해석·적용, 이에 따른 시스템 운영 등으로 확인됐다.
일부 IB는 내부 거래단위의 의사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독립성이 불인정되는 경우에도 자의적으로 법령상의 '독립거래단위'로 구별·운영해 법인 단위의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
다른 IB는 주식의 차입 가능성만 확인한 상태에서 이를 매도 가능 잔고로 인식하고 매도 주문을 넣었다. 차입 계약은 매도 주문 제출 이후 결제에 필요한 수량 만큼만 확정하는 등의 관행도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상 '차입 공매도'에 해당하기 위해선 매도 주문 제출 이전에 대여자로부터 실제 종목, 수량 등 계약의 필수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외부에 대여한 주식의 매도 주문을 제출하면서도 담보적 효력을 위해 외부에 제공한 주식이라는 이유로 상환 요청(리콜)을 적시에 하지 않아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사례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대차거래 방식으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 '대여주식'과 실질이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글로벌 IB의 국내 공매도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 그간의 대내외 소통 노력 결과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 개선이 시행되고 다수 글로벌 IB가 전산화에 참여하면 공매도 거래에 대한 상시 감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