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청년 구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대학원생 등 청년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게 핵심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청년 정책 간담회를 열고 "청년 세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대학생 총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을 현재 60%에서 70%까지 높이겠다"며 "특히 다자녀 학자금 지원 기준의 경우 현행 셋째 자녀부터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을 둘째 자녀부터 지급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중 124곳이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가장학금 비율을 높이고 지급 기준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늘어난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이번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어려울 것 같고 정부 당국과 협의해 내년도 예산부터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청년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연금개혁 청년간담회'를 열었고, 지난 7일에는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민당정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2030 세대가 전체 투자자의 47.8%를 차지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2030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이날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권 원내대표는 "쿠팡 배달 같은 플랫폼 근로의 경우 연 소득이 500만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청년들이 경제적 자립을 시도할수록 오히려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인 만큼 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검토했던 대학원생 대상 반값 등록금 혜택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청년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국가 인재로서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인식이 대학은 필수인데 대학원은 선택인 상황"이라며 "필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택 문제로 나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낡은 껍질들을 깨트리지 않고 버티면서 오늘날 청년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국민의힘은 무조건 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무조건 틀렸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권을 독점한 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같은 강성 지지층들의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연금개혁과 같은 현안에서 청년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문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정책 간담회 '청년의 부담, 국민의힘이 덜어드리겠습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