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등에 합작투자 제안
TSMC "지분 50%이하 소유
"글로벌 인수, 주요국 승인 필요
TSMC "지분 50%이하 소유
"글로벌 인수, 주요국 승인 필요
대만 TSMC가 엔비디아·AMD·브로드컴과 미국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지분을 확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점 우려가 확산된다. 하지만 이전에도 반도체 기업간 합병이 주요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무산된 사례가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건의 성사 여부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인텔 공장을 운영할 합작 회사(조인트벤처)와 관련해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업체들에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를 운영하지만, 50% 이상을 소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TSMC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지 않겠다는 계획과 공동 투자에 대한 세부 사항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사업 상징인 인텔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TSMC에 도움을 요청한 뒤 이뤄진 것으로, 논의는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최근 경영난을 겪으면서 잇따른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 작년 9월에는 퀄컴이 인텔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며, 11월에는 AMD와 마벨 테크놀로지에 인수될 것이란 얘기도 흘러 나왔다. 지난달엔 TSMC의 인수설이 제기되면서 당일 주가가 큰 폭 뛰기도 했다. 인텔은 작년 100억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명을 정리 해고한 바 있다.
소식통들은 인텔 파운드리 부문 인수 최종 합의를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간 인수에는 글로벌 주요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다.
한 예로 퀄컴은 2018년 네델란드 NXP반도체를 440억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당시 미중 분쟁 과정에서 중국의 승인을 받지못하면서 결국 포기했다. 그해 3월에는 싱가포르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려 했지만 국가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트럼프 정부가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 외에 미 웨스턴디지털(WDC)는 일본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업인 키옥시아와 낸드 사업부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현재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잇따라 인수설이 나왔지만 TSMC의 글로벌 영향력을 감안하면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사실상 독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미 정부는 반독점법을 통해 특정 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갖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JV 방식이라 할지라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흡수할 경우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작년말 대대적인 반도체 부문 재편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줬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격차가 큰 상황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TSMC의 인텔 사업부 인수는 양사나 대만, 미 정부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성사가 불투명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인텔 지원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기 어려워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박순원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