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상용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MASH는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염증을 동반하는 지방간 질환으로 지난해 첫 신약이 나왔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더 경쟁력 있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MASH 치료제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로, 오는 2030년이면 MASH 관련 의약품 시장이 30억달러(약 4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겨냥해 빅파마들이 관련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MASH 치료제로 승인받은 의약품은 지난해 3월 미국 제약사인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즈디프라'가 유일하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는 신약 출시 후 지난 10일 기준 시가총액이 72억달러(약 10조4680억원)에 도달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레즈디프라는 갑상선호르몬 수용체(THR)-β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간 내부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핵심 기저원인들을 표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지만, 낮은 반응률과 부작용 이슈가 있었다. 미국 제약사 아케로 테라퓨틱스도 올해 1월에 MASH 신약 후보물질인 에프럭시퍼민 임상 3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당뇨와 비만 시장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도 MASH를 포함한 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는 MASH 파이프라인 5개를 임상 중이다. 베링거잉겔하임, 질랜드 파마의 서보듀타이드는 당뇨·비만과 MASH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화이자는 2023년 MASH 신약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의 임상 2b상에서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자 3상을 포기했지만 올해 하반기 다누글리프론 관련 비만을 적응증으로 후기 단계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올릭스 등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독일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유사 펩타이드(GLP-1)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FGF21) 이중작용항체인 'BI3006337(YH25724)'의 기술 반환을 통보받았다. 그럼에도 유한양행은 미충족 의료수요와 임상시험에서의 긍정적인 안전성 결과 등을 고려해 BI 3006337을 지속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당뇨병 후보물질로 얀센에 수출했다가 2019년 반환받았다. 하지만 해당 물질을 MASH 치료제로 노선을 변경해 2020년 MSD에 다시 기술수출했다. 한미약품의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현재 글로벌 2b상 단계에 있고 올해 12월 종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도 2016년 미국 제약사 토비라에에 '슈가논'을 MASH 치료제로 기술수출해 2017년 반환됐지만 독자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릭스는 지난달 7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6억 3000만 달러(9116억원) 규모의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올릭스는 전임상연구에서 OLX702A가 간 섬유화뿐만 아니라 기타 심혈관·대사 질환에서도 우수한 효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