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위 모바일 게임사 스코플리에 35억 달러에 매각
공간 AI 분야에 집중...신규 법인 설립, 존 행키가 직접 지휘
공간 AI 분야에 집중...신규 법인 설립, 존 행키가 직접 지휘
나이언틱은 12일(현지시간) 스코플리와 게임사업 부문을 35억 달러에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코플리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로, 국내에서는 생소하나 매출 기준 전 세계 2위 게임사다.
나이언틱은 2010년 구글의 사내 스타트업 프로젝트로 시작해 2015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기업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한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게임을 연결해 걸어다니면서 세상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해 왔다. '포켓몬 고', '피크민 블룸' 등이 대표적이다.
나이언틱은 "매년 1억명 이상이 우리의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0억 건 이상의 연결이 형성됐다"며 "이용자들은 본인들의 동네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고 300억 마일 이상을 이동했다. 나이언틱이 주최한 오프라인 이벤트에 많은 이들이 참가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게임 사업을 매각하는 이유는 공간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나이언틱은 나이언틱 스페이셜(Spatial)이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2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공간지능 기술을 활용해 '네이버지도'에 거리뷰 3D, VR 실내 투어 등 신규 기능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사업 전환에는 그동안 쌓은 데이터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언틱은 전 세계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며 이동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나이언틱 스페이셜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나이언틱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공간 컴퓨팅, 확장현실(XR), 지리 정보 시스템 등을 통합했으며 정확한 추적, AR 가이드 내비게이션, 실시간 3D 공간 시각화를 지원, 제조, 창고, 물류, 건설, 관광, 엔터테인먼트, 교육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이언틱 설립자이자 CEO인 존 행키(John Hanke)가 신규 법인을 이끌며 실제와 같은 3D 맵을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나, 게임 사업에 몸담았던 임직원 2300명은 스코플리에 합류한다.
나이언틱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NBA, 해리포터, 마블 등 인기 지식재산(IP)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하고,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일각에서는 나이언틱이 AR 영역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지만, '포켓몬 고' 외에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했다.
한편, 존 행키 CEO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나 "포켓몬 고의 성공은 모바일 게임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건 하드웨어 플랫폼과의 연계"라며 "애플 비전 프로, 메타퀘스트 등이 확산되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R·XR 개발자들에게 "AR·XR 게임을 개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투자 수준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일한 게임이지만, 여러 하드웨어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