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기업들은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기업들의 경영 활로가 막힐 것이란 걱정과 함께 재계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법안 재의요구권 행사에 기대를 건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확대된 것은 우리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조업이 주력인 우리 기업의 경우 중장기적 설비투자를 위한 정상적인 의사결정까지 소송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외부 기업사냥꾼의 공격 대상이 되고, 경영권 방어에 치중해 기술개발, 시장개척 등 성장의지를 꺾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이사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 주주들의 소송 남발로 인수합병, 대규모투자 등이 차질을 빚어 기업의 장기적 발전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며 "행동주의펀드들의 과도한 배당요구, 경영개입, 단기적 이익 추구행위 등이 빈번하게 돼 기업들이 온전히 경영에 전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우리기업들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내몰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국가경제의 밸류다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지배구조 개선, 소수주주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이는 자본시장법을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상법에서 포괄적인 규정으로 모든 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송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개정안은 기업 밸류업 취지로 마련됐으나 현실적으로는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야기해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며 "통상 환경이 급변해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