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여야는 물론 여야의 보좌진 사이에서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은 위헌정당"이라며 공세를 하자, 민주당은 "국민의힘 보좌진을 위기로 내몬 자는 윤석열"이라며 맞받았다.
국민의힘 보좌진 협의회는 13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유죄 확정 시 자진 해산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협의회는 "탄핵을 남발해 기각 폭탄을 맞은 민주당이야말로 위헌정당"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로 형을 확정받으면, 소속 정당이 정당 해산심판을 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다는데 국민께서 탄핵 결과를 두고 '정당 해산 놀음'이나 하라고 권력을 위임해 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회를 마비시키고 탄핵을 남발해 국정 혼란을 야기하는 민주당이야말로 정당해산심판 대상이 돼야 마땅한 것"이라고 했다.
협의회는 "제1야당 전체가 나서서 범죄 혐의자를 두둔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는 못할망정, 국회 권력을 이용해 탄핵을 남발한 결과가 결국 '기각 폭탄이' 아니냐"며 "막무가내식 탄핵에 대한 기각 결과는 민주당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고 했다.
협의회는 "민주당의 북한식 독재 입법권 행사가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이 대표 개인의 욕심을 채우고자 국회 폭거를 자행하는 행위를 이제는 멈춰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민주당이 정당해산 놀음을 하고 싶다면, 이 대표의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의 재판 중 유죄판결이 나오는 순간 스스로 정당을 해산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기녕 국민의힘 보좌진 협의회 대변인은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공당마저 탄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탄핵 중독자들의 결말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같은 국민의힘 보좌진 협의회의 주장에 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민주당 협의회도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탄핵에 이어 당 자체가 쪼그라들 위기에 처하니 비이성적인 소리를 내뱉는 듯하다. 그저 딱할 뿐"이라며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민주당 협의회는 "이 역시 국민의힘이 자초한 일"이라며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가 내야 할 성명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출당 결의안"이라고 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이제 와서 최후의 발악을 시도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면서 "지난 12.3 계엄 사태에서 공수부대를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사건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짓밟은 중대한 헌정 유린이었다. 이에 대해 침묵했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가 이제 와서 민주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민주당 협의회는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의 수준이 이 정도라는 사실을 확인하니 개탄스럽다"면서 "내란 수괴와 결별하지 못하고, 공무원으로서의 직업윤리는커녕 국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채 정략에만 매몰된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나아가 "국민의힘이 국민의짐을 넘어 국회의짐으로까지 변했다"면서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13일 (왼쪽부터)추경호 , 김기현,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