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위해 블라인드펀드에서 3조20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9월 말 기준 운용과 성과보수로 1조1325억원을 챙겼다.
운용 보수는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630억원), 성과 보수는 5억3000만달러(7695억원) 수준이다. 11년간 연평균 1000억원이 넘는 돈을 가져갔다.
운용 보수는 펀드가 청산되지 않아 지금도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 보수의 경우 통상 전체 15∼20%를 유보액으로 남겨둔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 1조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MBK의 경영 실패로 핵심 점포가 매각되고 손실이 누적되는 와중에도 정작 MBK는 관련 펀드 운용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기고 있었던 셈이다.
3호 펀드는 홈플러스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네파, 대성산업가스, 일본의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홍콩브로드밴드네트워크(HKBN) 등의 인수 및 투자에 활용됐다.
업계에서는 3호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작년 9월 기준 28%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RR은 초기 투자 비용과 이후 투자자금의 흐름을 고려한 예상 수익률이다.
현재 손익이 실현되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는 홈플러스와 네파 정도다. 두 업체의 손실이 확정된다고 해도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전체 IRR은 최소한 1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자구 노력 없이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해 직·간접 고용인원 3만명과 1만여개 납품사, 외부 임대매장점주,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과 개인투자자까지 위기에 빠뜨린 MBK가 펀드 운용만으로 천문학적인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전날 집회에서 김병주 MBK 회장을 겨냥해 "자구책 마련은 뒷전이고 서둘러 회생 신청을 해 부채를 단번에 털고 '먹튀 행각'을 벌이려던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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