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노조 반대에 인수 포기
124만 계약자 피해 우려
124만 계약자 피해 우려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메리츠화재 측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MG손해보험의 보험 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각 기관의 입장 차이 등으로 우선협상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자로 지난해 12월9일 선정된지 3개월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MG손해보험 노조와 막판 협상을 시도했지만 고용승계를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19일 예금보험공사에 실사 및 고용 조건 등에 대한 노조와의 합의서 제출을 요청했다. 당시 28일까지 조치가 없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통보했다.
메리츠화재의 인수 방식인 자산부채이전의 경우 법적으로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MG손보 노조 측은 MG손보의 인수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메리츠화재는 이 같은 이유로 노조가 실사를 막아서자 협상안을 꺼내기도 했다. MG손보 노조에 고용 규모를 전체 직원의 10%, 비고용 위로금 수준으로 25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5000억원의 공적자금 규모 대비 메리츠화재가 제시한 건 형편없는 수준이라 판단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2일 마련한 협상 테이블에 MG손해보험 노조는 결국 불참했다.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새로운 주인 찾기보다는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장에서 MG손해보험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고, 정부도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산 수순을 밟을 시 계약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MG손해보험 계약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24만명이다. 청산하면 보험계약자 계약이 해지되고 예금보험금은 최대 5000만원까지만 지급된다. 5000만원을 초과하는 보험 계약자는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보험 계약이 사라져 보장 기능이 상실된다.
만약 보험 계약을 다른 보험사로 이전할 경우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을 받아줄 보험사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앞서 리젠트화재가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한 후 2003년 5개 보험사로 나뉘어 계약이전이 됐다. 계약 이전 시 조건은 동일하며 보험사만 바뀌는 것으로 고객의 피해는 없다. 금융당국이 강제할 수 없고 이전받는 보험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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