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비파괴 간(肝)조직 강도 측정기술 개발
나노 탐침으로 조직에 압력 가해 경도 측정 가능
나노 탐침으로 조직에 압력 가해 경도 측정 가능
한국화학연구원은 김현우·배명애 박사팀이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와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간 조직의 특정 부위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과도한 식사나 운동 부족 등으로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심해지면 간경화를 거쳐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간 질환 신약을 개발하려면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에 후보 약물을 투입해 반응을 분석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상태에서 질환 모델 인공장기를 계속적으로 측정할 수 없어 특정 위치의 딱딱한 정도(경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공장기에 형광염료를 염색해 지방이 쌓인 위치를 찾아 해당 부위에 매우 작은 막대기(나노 탐침)로 미세 압력을 가해 휘어지는 정도를 수학적 계산식으로 정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인공장기를 고정시키기 위해 약품 처리해 죽은 상태였으나, 이 기술은 인공장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나노 단위의 미세한 압력과 5마이크로미터의 얕은 깊이만 누름으로써 간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연구팀은 나노탐침 기술을 비알콜성 지방간 모델 인공장기에 적용한 결과, 전체 측정 시간은 절반 이상 단축됐고 측정 후 간세포 생존율이 97% 이상 유지한 것을 확인했다.
김현우 화학연 박사는 "지방간 신약 개발 시 질환모델의 변화를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인공장기를 손상없이 계속 사용하며 간 질환 진행 상황을 연속 측정하는 약물 효능 평가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생체재료과학 및 공학(지난해 12월)'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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