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키우고 있는 '신라면 툼바' 제품이 최근 월마트 온라인에서 공식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농심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해외 시장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삼양 등 경쟁사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의 판로를 확대한다는 게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마트 온라인 몰에서 농심의 신라면 툼바 제품이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품의 월마트 판매 가격은 4개입 제품이 20.98달러(한화 약 3만515원)였으며, 한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포장지가 보였다.
신라면 툼바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에서 착안해 출시한 '모디슈머(제품 활용법을 창조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따라 선보인 신제품이다.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누적 2500만개가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회사는 이후 사발면 제품에 이어 10월에는 봉지면 제품도 선보이기도 했다.
농심은 해당 제품을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선봉대장으로 낙점하고 마케팅을 확대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광고모델로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에드워드 리 셰프를 발탁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와 일본 편의점 1위 업체 '세븐일레븐'에도 입점시키고 판매를 시작했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툼바는 오는 6월부터는 미국 월마트에서도 공식 판매될 예정인데, 이번 온라인 판매는 오프라인 채널 판매에 앞서 선제적으로 출시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3년 기준 일본의 도요 수산(45%), 닛신 식품(25%)에 이어 3위(21%)다. 해당기간 농심의 미국 시장 매출이 7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양(약 1400억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농심은 최근 내수 경기 침체, 원가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576억원으로 8.1% 줄었다. 이는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 확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14개 라면과 3개 스낵 브랜드의 제품 가격을 7.2% 인상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주력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등도 포함됐다.
농심 입장에서는 수익성 반등을 위해서라도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시장 흥행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회사는 중국, 동남아시아, 영국, 유럽연합(EU) 등 유통업체에도 신라면 툼바 제품 입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 측은 "크림과 치즈를 활용한 음식에 친숙하고 매운맛을 선호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농심의 신라면 툼바가 미국 온라인 시장을 시작으로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월마트 홈페이지에 판매중인 신라면 툼바의 상품 페이지. 월마트 홈페이지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