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투스크 폴란드 총리, 귀화 배우에 `군사훈련` 요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1702102269061002[1].jpg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투스크 폴란드 총리, 귀화 배우에 `군사훈련` 요구")
도날트 투스크(사진) 폴란드 총리가 자국 시민권을 얻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에게 '007 시리즈' 연기를 위해 군사훈련을 받으라고 제안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걱정할 것 없어. 군사훈련은 자원해서 받는 거야. 그러니까 폴란드로 당장 와. 새 제임스 본드 역할에 맞는 훈련을 해줄게"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아이젠버그는 지난 13일 미국 NBC방송의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시민권을 받은 다음날 뉴스를 보니 '모든 폴란드 남성은 군사훈련에 참여해야 한다'가 헤드라인이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폴란드·우크라이나계 유대인인 아이젠버그는 지난해 "우리 집안은 폴란드에서 몇백 년, 뉴욕에서 80년을 살았다"며 폴란드에 귀화를 신청했습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아이젠버그에게 직접 시민권 증서를 주며 환대했지요.
투스크 총리는 이틀 뒤 의회 연설에서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훈련 계획을 올해 연말까지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2027년 10만명 규모의 예비군 조직을 만들겠다며 장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라는 등 연일 군사훈련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어 그는 "폴란드는 아무리 가능성이 작더라도 자체 핵무기를 확보하고 싶어한다"며 핵무장 가능성도 피력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전장은 우리 눈앞에서 매달 바뀌고 있다"면서 "재래식 무기, 가장 전통적인 무기 구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 정부가 유럽 핵우산 제안에 관해 프랑스와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억지력을 필요로 하는 유럽 국가들과 '전략적 논의'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요.
이같은 조치는 점증하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죠. 폴란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4.7%를 국방비에 지출할 계획입니다. 나토 회원국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한편 아이젠버그는 2010년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역할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겸 감독입니다. 그는 영화 '리얼 페인'을 작업하면서 폴란드 귀화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폴란드로 여행하는 사촌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아이젠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주인공 데이비드를 연기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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