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당 2713달러… 1월보다 9.6%
자동차·가전 등 원가상승 불가피
美 현지 철강 조달비 부담 심화
자동차·가전 등 원가상승 불가피
美 현지 철강 조달비 부담 심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 여파해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현실화됐다. 특히 미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조달 시 관세까지 부담해야 해야 하는 가운데, 내달부터는 상관 관세도 예고돼 대미 전략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1톤당 2713달러로 조사됐다. 작년 7월 말보다 25.5%, 올해 초(1월3일 기준) 대비로는 9.6% 각각 올랐다. 월 평균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8월만 해도 2334.3달러 선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2689.8달러까지 뛰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당일 미 실물 시장의 알루미늄 프리미엄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0% 관세 정책을 철회하고 예정대로 25%만 부과하기로 해 우선은 진정된 상황이다.
구리(동)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톤당 9759달러로 올 들어서만 12.2% 올랐다. 구리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아직 관세 목록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구리에도 조만간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시장에서는 벌써 반응이 나오는 양상이다.
이미 기업들은 작년 원가 압박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올해는 그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작년 주요 원재료 중 알루미늄 가격이 2023년 톤당 2250달러에서 작년엔 2419달러, 구리는 8478달러에서 9147달러로 각각 뛰었다.
알루미늄과 함께 관세 대상에 오른 철강의 경우 양상이 다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톤당 103.5달러로 최근 6개월간 90~110달러 내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이는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의미여서, 안정적인 가격 흐름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미 현지서 철강제품을 조달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달 12일부터 적용된 25% 관세까지 부담해야 해 비용부담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미 현지서 벌써부터 반영되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 미 정부가 철강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미국 철강 가격이 급등했다"며 열연코일 스팟 가격은 1월말 톤당 650달러에서 이달엔 850달러로 3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비용 상승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우려가 커졌다. 특히 이러한 비철금속은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데다 자동차, 가전 등에서도 주로 쓰여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을 비롯해 이들과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도 영향권에 놓인다. 알루미늄의 경우 차량 경량화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보호구간에 보강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내달 2일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작년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의 내용을 토대로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는 디지털 무역·인공지능(AI)과 화학물질, 망사용료, 제약·의료기기 업종 등이 포함된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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