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가치(2019~2023년 평균)는 성장성 및 안정성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성장률과 부채비율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매출액 성장률(19~23년 연평균 2.5%)은 신흥국(튀르키예 9.4%·인도 7.7%)에 비해 낮지만 일부 선진국(일본 -0.1%·영국 0.0%)보다는 높았다. 부채비율(2.4)도 비교 대상 국가의 평균 수준(2.9)을 하회했다.
반면 자본 대비 시가총액(PBR)과 토빈의 Q(Tobin's Q)를 바탕으로 평가한 우리나라의 기업가치는 비교 대상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PBR(1.4)은 고성장국가(인도 5.5) 및 선진국(미국 4.2·영국 3.3)보다 낮았다.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는 2개국에 불과했다.
주주보호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지배구조 및 정부 규제가 주주이익을 보호하는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가 주요 분석 대상국 대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주주보호 점수(2019~2023년 기준)는 분석대상 국가 중 하위권(12위·6.8)에 머물렀다. 이는 주요 선진국(영국 9.3·미국 8.9)은 물론 일부 신흥국(브라질 8.2·인도 7.5)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경영진의 사적이익 추구를 제재하는 규제 수준을 측정한 사적이익추구 방지 지수도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주주환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율은 비교 대상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27.2)은 우리나라가 가장 낮았다. 영업현금흐름대비 주주환원 규모(0.2)도 튀르키예(0.1), 아르헨티나(0.1) 다음으로 저조했다. 주주환원 방식도 배당금 지급에 편중된 모습으로 주요 선진국(캐나다·미국·영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적극 실시하는 것과 대조됐다.
김선임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총괄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 일반주주 보호,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투자자 신뢰 제고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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