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태평가 2→3등급으로
'미리 결론' 모습, 공정성 우려
금융위 몫으로… 5월중 의결
'미리 결론' 모습, 공정성 우려
금융위 몫으로… 5월중 의결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 성적표가 21년 만에 3등급으로 낮아진다. 등급 하락으로 우리금융의 올해 역점 사업인 생명보험사(동양·ABL생명)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금융위원회의 '조건부 허용' 가능성이 남아있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우리금융과 금융위원회에 최종 통보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4년 이후 21년 만에 3등급을 받게 됐다. 2004년 우리금융 사례를 제외하면 금융지주사가 3등급 이하 등급을 받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리스크관리와 자회사관리 등을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점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 불법대출을 포함해 2000억원대 부당대출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올해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에도 불법대출이 취급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매운맛'을 예고하기도 했다. 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미흡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지며 '책임론'을 앞세운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우리금융 3등급 결정에 대해 이례적이라며 이미 결론을 낸 후 속전속결로 끝낸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기 검사 이후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기까지 통상 1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금감원은 지난해 말에 정기검사를 종료한 후 2~3달 만에 평가 등급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종 승인 여부를 선택하는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 자회사 편입 승인 규정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생보사 인수를 마치려면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다만 3등급을 받아도 금융위 판단에 따라 보험사 인수 허가가 날 수도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4년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은 후,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받은 적이 있다.
금융위는 오는 5월쯤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관련 승인 여부를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에서 내부통제 문제에 방점을 찍은 평가 결과를 보내온 만큼 조건부 승인을 내주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임 회장이 금융위원장 출신이란 점도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은행 비중이 90% 이상인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은행 의존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오는 8월 27일까지 보험사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총 인수가액인 1조5494억원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1549억원을 날리게 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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