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국토부·금융위 언급 "시장 상황 철저히 점검" 주문
토허제 해제 대상 지역 아파트 거래량 늘어
지난달 서울시가 토지거래구역을 해제한 이후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조기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사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위원들에게 부동산 시장과 물가 안정을 위해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것을 당부하며, 시장 상황을 철저히 점검할 것을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1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물가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최 대행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를 직접 언급하며 "시장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국민 우려가 확대되지 않도록 필요시 적기에 대응방안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강조했다.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도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물가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 대행이 부동산 시장안정을 주문한 배경에는 최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5363건으로, 지난 1월(3369건)보다 1994건이 늘었다. 지난해 1월 2688건에 불과했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24건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이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치 등 영향으로 급락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월 3000건대를 상회했지만, 지난달 거래량은 다시 5000건대에 들어섰다.
토지허가제 해제 대상 지역인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이 포함된 강남 3구의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늘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월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1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6건)보다 137% 늘었다. 지난 1월(715건)과 비교해도 55%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수도권 내에서 인천은 0.20%. 경기도는 0.10%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서울의 상승세에 힘입어 수도권은 전월(-0.06%→-0.01%)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외곽 지역, 입주물량 영향 지역 등은 하락세를 유지하는 반면, 재건축 등 선호 단지는 수요가 집중되며 혼조세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방과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수도권과 지방에 대한 정책을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유석 대전과기대 부동산 재테크과 교수는 "큰 틀에서 보면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정책의 방향성이 필요하다"면서 "지방의 경우 수요가 없어 부동산 가격 형성이 낮고, 시장이 얼어 붙어 있어서 시장으로 수요자를 끌어내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토허제 해제한 지역들이 모델링을 하기엔 충분한 데이터라고 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너무 올라가는 것을 억누르게 하기보다, 미분양이 오래 지속된 지역이나, 임대 공급에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