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클럽과 파티를 즐기는 휴양객의 인기 관광지인 이비사섬 주민 수천 명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항의해 에스 베드라 전망대로 가는 길과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바위로 막아버렸다.
에스 베드라는 이비사섬 서쪽의 작은 바위섬으로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전망대가 늘 북적거린다.
이 지역에선 결혼식과 기념식, 사진 촬영, 유명 DJ를 동원한 파티가 일상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과도한 교통량과 떠들썩한 파티, 관광객이 남기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 자기 집 드나드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라면서 "우리 땅에 대한 침략을 막으려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주민은 "당국이 제공한 공간에 차량을 대지 못한 이들은 에스 베드라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떠난 뒤 다른 날 다시 와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랫동안 섬이 여행업계의 로비에 시달려왔다"면서 "허용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당국에서는 티켓을 끊어야 하는 주차장 마련을 검토 중이다.
한편,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선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택난과 교통난, 환경 오염 등으로 주민들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해부터 도시 입장료를 받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관광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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