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 과기한림원장 간담회
석학기관 위상·역량 제고 다짐
감사 강화 등 정관 개정 추진
석학기관 위상·역량 제고 다짐
감사 강화 등 정관 개정 추진
정진호 신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임기 동안 추락한 과학기술한림원의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과학계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해 일부 임원진의 갑질과 도덕성 해이 논란이 일어 원장과 총괄부원장이 사임한 사태를 자성하고, 국내 과학기술 분야 석학기관 위상을 높이는 데 기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향후 기관 운영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약대 교수 출신인 정 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기총회에서 제11대 한림원 원장으로 인준돼 이달 4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간담회에는 한림원 설립 이래 최초의 여성 총괄부원장으로 임명된 김성진 총괄부원장도 참석했다.
정 원장은 "우선 투명하고 합리적이면서 개방적인 기관 운영체계를 마련하겠다"면서 "각 사회 섹터에서 수요자를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 연구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등 거버넌스 혁신, 감사 기능 강화, 각종 제·규정 보완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림원은 시대에 맞지 않는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한림원이 너무 폐쇄적이란 말이 많았는데, 상당히 맞는 이야기"라며 "한국 과학계 석학들이 모인 한림원 회원들은 한국과학기술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역할 모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과학기술 위상 제고를 위해 노벨상 수상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원장은 "노벨상을 받는 것은 과학기술계 위상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는 것이고, 과학기술한림원의 염원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으로 수학에 대한 중·고등학생의 관심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면서 "이런 노벨상이 갖는 부수적 효과를 위해 국제 분야에서도 한림원의 역할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림원이 국가와 국민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석학기관으로서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의 노벨상 수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석학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파악하고, 한림원이 사회와 과학에 기여하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내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공계 고급 인재가 한국을 떠나는 '두뇌 유출(brain drain)' 만성화를 타개하기 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과학기술인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우수한 인재를 과학계에 유치해야 하는데, 두뇌 유출이 심각해지면 한국 과학이 흔들리게 된다"면서 "지금도 뛰어난 학생들이 의대로 많이 진학하고 있는데, 그런 사회적 측면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젊은 청년들이 과학계로 많이 유입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원은 해외 기관과의 글로벌 협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 영국왕립학회, 미국과학한림원 등 해외 유수의 한림원과 공동학술행사를 개최하고, 정책제안서 발간을 통해 국제협업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정 원장은 "앞으로 한림원 회원들만을 위한 과학 정책을 추구하지 않고 과학계가 원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귀중한 인적자원이 국내에서 연구·교육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의 기반 마련에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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