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방통위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최 대행은 "방통위법 개정안은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 재의를 요청한다"고 했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통위 전체 회의 의사정족수를 상임위원 3명 이상으로 신설하고, 의결정족수를 출석위원 과반수로 변경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 방통위원 중 국회 추천 위원 3인의 경우 국회가 추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했다.
방통위 상임위원 정원은 5인이나 현재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 2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윤석열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면서 국회 몫의 추천 위원 3인의 임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2인 체제에서도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는 등 회의를 강행하자 탄핵 카드를 사용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서 무력화됐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복귀한 뒤 전체회의 의사정족수를 규정하는 방통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방통위 2인 체제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최 대행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과 국민 보호에 필요한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며 "개정안과 같이 개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회의를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돼 방통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결국 방송사업자 허가, 위법 행위 처분, 재난 지역 수신료 면제 등 위원회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의 의사 정족수를 전체 위원의 과반수 등 엄격하게 법에 명시한 전례 또한 없다. 엄격한 개의 요건은 헌법이 정부에 부여한 행정권 중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국회 몫 위원 추천 여부에 따라 정지시킬 수 있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도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정상화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방통위법) 개정이 아니라 국회 몫 상임위원 3인을 조속히 추천해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서 최 대행에게 방통위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은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상시적인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권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다른 합의제 중앙행정기관도 의사정족수를 정하지 않고, 재적위원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방통위법 개정안처럼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규정하게 되면 위원 추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행정권이 중대하게 침해되고 권력분립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여당 몫의 방통위원 1명을 공개모집하기로 한 것에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환영을 표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는 "민주당 몫 상임위원 추천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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