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처벌 등 금융회사와 비슷
가상자산법 별도로 특금법 적용
자격심의 허가제 등 규제도 높아
가상자산법 별도로 특금법 적용
자격심의 허가제 등 규제도 높아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금융회사에 준하는 의무를 요구받고 있지만, 영업범위 규제완화 등 산업 성장 측면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대형 금융회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처벌하면서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법인계좌 허용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상자산은 금융이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 두 가지 영역으로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을 매매, 교환, 관리, 중개 영업자로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법을 사실상의 업권법으로 인식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가상자산법 시행과 별개로 기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특례는 유지되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단순히 금융회사 거래 관련 정보보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에서 사업자 신고부터 지배구조 관련 내용까지 광범위하게 규제를 받고 있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객확인제도, 실명계좌, 자금세탁방지(AML), 대주주 적격성 등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근 당국이 업비트에 고객확인제도(KYC) 위반으로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고팍스의 대주주를 문제 삼으며 지분 정리를 요구하는 등 금융회사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요구했다. 단순 신고제인 가상자산 사업자 자격 심의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하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은 여전히 금융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이미 2~3년 전부터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받아들이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법인투자 배제, 현물 ETF 미허용 등으로 여전히 투자가 아닌 투기라는 인식을 당국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인계좌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허용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공공이나 비영리단체 수준에 머물러 있고, 현물 ETF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이 실물경제에 영향력이 없다고 지적했고, 금융감독원도 사업자에 명확한 규정이 부족하다면서도 강력한 처벌과 감독을 경고하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속 미뤄지고 있는 2단계 입법에서는 가상자산과 사업자 명확화, 산업 발전과 규제를 함께 담은 종합적인 규율체계가 필요하다"며 "제대로된 업권법부터 마련돼야 사업자 입장에서도 혼선 없이 당국에서 정하는 수준에 맞춰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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