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상권 매출 톱10 모두 메디컬 업종
건물주, 메디컬 전문 빌딩 전환 원해
건물주, 메디컬 전문 빌딩 전환 원해
18일 글로벌 상업부동산 서비스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강남 상권 매출 상위 10위는 모두 메디컬 업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6월 기준 상위 10위 내 메디컬 업종은 총 8곳이었다. 1년 반 만에 전순위를 메디컬 업종이 차지하면서, 이 기간 매출 상위 10위의 전체 매출도 16% 증가했다.
2023년 10위권에 포함됐던 뷰티 전문점 올리브영 강남 플래그십과 교육기관인 패스트캠퍼스 강남학원은 모두 순위에서 밀려났다.
매출 상위 20위로 넓혀 봐도 17곳이 메디컬 업종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 13곳에서 4곳이 더 늘었다. 기존에 순위에 들었던 교육, 오락 등 업종은 사라졌고, 식음(F&B) 1곳과 리테일 업종 2곳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됨과 동시에 메디컬 업종이 급성장하면서다.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규모는 2018년 4억 8710만달러에서 2023년 23억8013만달러를 기록하며, 약 5배 가까이 성장했다.
황성필 C&W 메디컬 임차자문팀 부장은 "강남 상권은 전통적으로 F&B가 강한 상권으로, 유명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국내로 진출할 때 '교두보'로 선정됐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지점 수에서도 메디컬 업종이 F&B를 역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강남 상권 전체 매장 수의 약 25%를 메디컬 업종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 뿐 아니라 명동, 홍대, 성수, 도산, 한남 등 서울 주요 상권들에서도 메디컬 업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강남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강남 지역 메디컬 업종 매출은 이들 5개 상권의 메디컬 업종 매출 총합의 약 3배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의 대형 병의원은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있어, 리테일 공간인 빌딩 1층과 오피스 공간이던 상층부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과 재택근무의 활성화 등으로 비어버린 오피스의 자리를 메디컬 업종이 대체하는 것이다. 오피스보다 더욱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메디컬 업종이 주요 입지 건물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대형 쇼핑몰이나 호텔들도 '피부과 모시기'에 나섰다. 과거에는 리테일 시설내 병의원은 악성 공실을 채우기 위한 대안이란 인식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피부과 등은 이제 문화와 접목하는 단계까지 왔다. 인플루언서를 고용해 마케팅을 하고 상담실을 카페처럼 꾸며 놓았고 화장품과 붓기 빼는 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붙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피부과는 올리브영 대신 찾는 '카페 같은 뷰티 공간'으로 리테일 부동산의 앵커 테넌트(주요 임차인)가 됐다"며 "쇼핑몰이나 고급 호텔 개발 시에도 피부과를 구성하기를 바라는 건물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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