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계 해킹그룹의 특이점은 국적을 숨기고 다양한 산업분야에 고용돼 북한정권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이런 내부자 위협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구글클라우드가 19일 개최한 '시큐리티 데이' 간담회에서 루크 맥나마라 구글 위협인텔리전스그룹 부수석 애널리스트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이런 활동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내에서 관측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사이버범죄 조직은 북한정권을 위한 자금조달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는 특징이 있어 암호화폐 분야와 블록체인 플랫폼 강탈에도 집중하고 있다. 맥나마라 부수석은 "북한 조직들의 특이한 점은 암호화폐 관련 산업과 기술에 대해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분야 신기술이나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빠르게 적응하며 악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IT인력의 활동도 자금조달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차적으로는 근로소득을 벌어들이는 수준이지만, 이들이 기술탈취 등을 목적으로 기업 데이터를 유출할 수 있고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그룹과 관계가 있는 경우도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맥나마라 부수석은 해고된 북한 IT인력이 직후 이 같은 협박메일을 보낸 사례를 공유하며 "이들이 방산업체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기업·기관에 들어가면 스파이 활동에 가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클라우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격 받은 산업군은 제조업, 금융서비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이 가운데 북한발 사이버공격은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투자가 활발해지는 방산분야 기업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맥나마라 부수석은 "한국은 미국 등에 비해 재택근무나 원격근무 등을 허용하는 비중이 낮은 점이 북한 IT인력의 취업을 어렵게 했을 수 있다"고 짚으면서도 "앞으로 HR 담당 부서 등이 이런 내부자 위협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대상자에 대한 배경 확인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글·사진=팽동현기자
루크 맥나마라 구글 위협인텔리전스그룹 부수석 애널리스트가 19일 구글클라우드 시큐리티데이 미디어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