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소형 건설장비와 지게차용 배터리 팩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핵심부품 내재화·수직계열화를 가속화한다. 이는 전동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소형 건설장비 배터리 팩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소형 건설장비용 표준화 리튬 배터리 팩과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급에 나선다. 두산밥캣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을 포함한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소형 건설장비에 최적화된 배터리 팩을 공동 개발한다. 또 로더와 굴착기 등의 건설장비에서 추후 트랙터 등 농업·조경용 장비까지 다양한 제품에 최적화된 배터리 팩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두산밥캣의 핵심부품 내재화 전략의 일환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유압부품 전문기업 두산모트롤을 인수하며 유압 부품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데 이어, 배터리 팩까지 내재화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앞서 2023년부터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업 '코스엠액스(CosMX)'와 협업에 나섰으며, 이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동 지게차에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본격 사업 확장을 위해 기술지원협정(TAA)을 맺기도 했다. 이를 통해 코스엠액스로부터 다양한 제품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 팩 설계와 제작 기술을 확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두산밥캣은 한때 두산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으나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2억6900만달러(약 9조1101억원), 영업이익은 6억3900만달러(약 9287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6%, 40% 감소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37% 줄었다.
다만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과 맞물려 올 초 재도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핵심부품 내재화 전략은 두산밥캣의 수익성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인수·합병(M&A)'과 '혁신'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 매출 120억달러(약 16조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박현철 두산밥캣 부사장(CSO·최고 전략 책임자)은 "유압에 이은 배터리 팩 사업 수직 계열화를 통해 전통적 산업용 장비는 물론 전동화 흐름에도 대비할 수 있는 핵심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최적의 배터리 팩을 개발해 다양한 소형 장비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지난 1월 배터리 팩 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나아가 올 하반기에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R&D 센터를 완공해 배터리 팩 제작 기술 검증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양호연기자 hyy@dt.co.kr
